(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구단 자체 행사에서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일부 팬의 애드벌룬 시위까지, KIA 타이거즈의 ‘팬심’은 왜 점점 더 분노하고 있을까.
지난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호랑이 가족 한마당 구단 행사에서 일부 선수의 언행이 큰 논란이 됐다.
상황은 이랬다. 행사 종료와 함께 선수단이 팬과 손을 맞대어 배웅하는 행사인 ‘하이파이브’를 진행하던 도중, 일부 선수들이 팬의 외모를 품평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이 한 팬의 카메라에 찍혀 온라인으로 공개되었고, 팬들의 공분을 사게 됐다.
이에 대해 KIA 심재학 단장은 즉각 사과문을 게재했다. 30일 심 단장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호랑이 가족 한마당 행사에서 몇몇 선수들의 그릇된 언행에 대해 KIA 타이거즈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올 시즌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의 뜻을 담아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하는 하이파이브 이벤트를 개최했는데 이 과정에서 몇몇 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로서 적절치 못한 언행을 했다”면서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며, 지속적으로 실시했던 선수단 윤리 교육 등에 더욱 힘쓰고 팬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팬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심재학 단장의 사과문 게시에도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부적절한 언행을 한 선수가 특정되었음에도, 팬들을 향한 직접적인 사과가 아닌 구단 자체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이 여전히 빈번하다.
또 같은 날 오전에는 일부 KIA 팬들이 서울 양재동 인근에 위치한 KIA 타이거즈의 모기업, 현대-KIA 자동차 본사 앞에서 애드벌룬 시위를 시도하기도 했다.
해당 팬들은 “KIA 김종국 감독의 경질 요구”와 “구단 내 인사 체질 개선”, “팬들과 소통하지 않는 구단을 향한 의사 표현”을 이유로 시위를 진행했다. 다만 시위는 경찰과 KIA 측 관계자의 제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위를 주최한 한 KIA팬은 MHN스포츠를 통해 “팬들이 진행하는 시위에는 이렇게 대응이 빠르면서 왜 팬들의 요구는 묵살하는지 모르겠다”며 “구단은 더 이상 팬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며 쇄신을 도모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구단 행사에서 나온 불미스러운 일, 그리고 지속해서 벌어지는 팬들의 시위까지, KIA 구단을 향한 팬심이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확실한 것은 팬들이 있기에 프로구단이 있다는 것이다. 미흡한 대처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구단을 향한 팬들의 마음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과연 KIA가 향후 적절한 대응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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