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전적 뒤지지만 최근 대등한 승부…페어·천가람 화력에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제 ‘만리장성’을 넘으면 파리까지 한 계단만 남는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11월 1일 오후 8시 3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푸젠성의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최종전을 치른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에서 한국은 선두를 달리며 예상 밖 선전을 펼치고 있다.
태국과 1차전에서 케이시 유진 페어와 천가람(KSPO)이 나란히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화력쇼’를 펼친 끝에 10-1 대승을 거두며 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어 ‘최대 고비’로 여겨진 북한과 2차전에서는 탄탄한 수비로 0-0 무승부를 일궈내며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현재 한국(승점 4·골 득실 +9)은 북한(승점 4·골 득실 +1)과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앞선 1위다.
북한에 이어 중국이 3위(승점 3·골 득실 +2), 태국이 최하위(승점 0·골 득실 -12)다.
한국은 중국전만 잘 넘기면 내년 2월 치러지는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12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는 2차 예선은 각 조 1위 팀, 그리고 2위 팀 중 성적이 좋은 한 팀이 4강 토너먼트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4강전에서 승리한 두 팀 모두 올림픽 본선에 나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20위)은 중국(15위)보다 5계단 아래에 있다.
상대 전적에서도 5승 7무 29패로 열세에 놓여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최근 승리는 무려 8년 전 동아시안컵(1-0 승)에서 거둔 것이다. 이후 중국을 상대로 9경기(3무 6패)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경기 내용을 놓고 보면 양 팀 사이에 전적만큼의 큰 격차는 없어 보인다.
지난해 2월 인도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 결승 맞대결에서 한국은 2-3으로 아깝게 역전패해 준우승했다. 전반전 먼저 2골을 넣고도 후반전 3골을 얻어맞고 졌다.
그해 7월 일본에서 치러진 동아시안컵에서는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도 선제골은 한국의 차지였다.
태극전사들이 태국전에서 과시한 ‘막강 화력’, 그리고 북한전에서 보여준 튼실한 수비를 중국전에서 모두 보여준다면 중국전 승리를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의 중국전 세부 전략은 앞서 오후 4시 30분 시작하는 북한-태국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전력을 보면 북한이 태국에 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한이 승리한다면 한국은 중국에 반드시 승리해야 골득실을 가려 조 1위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이 태국을 상대로 몇 골 차 승리를 거두느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국이 중국과 비기면 북한에 이어 조 2위가 된다. A, C조 2위 팀과 승점, 골득실 등 성적을 비교해 수위에 오르면 4강에 진출한다.
만약 한국이 중국에 진다면 조 3위로 내려앉아 곧바로 탈락한다.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북한이 태국과 비긴다면 한국의 4강 진출 도전은 한결 쉬워진다.
한국은 중국과 비기기만 해도 골 득실에서 북한에 앞서기 때문에 조 1위로 4강에 오르게 된다.
한국이 중국에 지면 곧바로 탈락하게 되는 건 북한이 태국과의 경기에서 이기나 비기나 똑같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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