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역대 최고의 ‘묵직한’ 대결이 29일(이하 한국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불러바드 홀에서 열린다.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37·카메룬)가 현 WBC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35·영국)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UFC 옥타곤에서 엄청난 괴력을 자랑한 은가누는 복싱 대결에서 세계 챔피언 퓨리를 꺾을 수 있을까.
은가누와 퓨리의 대결이 성사됐을 때 ‘미스 매치’라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은가누는 프로 복싱 경험이 없다. UFC 옥타곤에서 오픈핑거글러브를 끼고 화끈한 타격을 보였지만, 엄연히 다른 스포츠인 복싱 실력은 완전히 검증 받지 못했다. 그런 은가누가 복싱 세계챔피언인 퓨리에게 도전한다고 했을 때, 실제로 경기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맞대결이 결정되고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설마’라는 시각이 생겼다. 은가누가 ‘살아 있는 전설의 복서’ 마이크 타이슨 등을 스태프로 영입하면서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퓨리전을 앞두고 신장 2m가 넘는 장신 프로복서를 스파링 파트너로 삼는 등 복싱 실력을 키우고 있다. UFC에서 보여준 ‘상식 파괴’ 운동 능력을 고려하면, 은가누가 단기간에 복싱 실력을 일치월장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그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퓨리의 압승을 점치고 있다. 세계 복싱 4대 기구(WBA, IBF, WBO, IBO)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퓨리가 몇 수 이상 복싱 실력에서는 은가누에게 앞선다고 보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은가누의 ‘핵펀치’를 스텝이나 위빙으로 충분히 피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노련하게 펀치를 적중하며 은가누의 공세를 사전 차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본 스태미나와 경기 경험에서 크게 앞서는 퓨리가 경기 중반 이후에는 더 우세한 모습을 보일 공산이 크다.
26일 이번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퓨리는 “은가누의 펀치는 제로 파워다”라며 도발했다. 은가누도 “당신이 가는 길에 턱을 놓고 가라”며 만만하게 보다가 큰코 다친다는 뜻을 비쳤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역대급’ 헤비급 파이터들의 맞대결이 어떻게 벌어질지 주목된다.
[은가누(오른쪽)와 퓨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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