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은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러벨로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진행된 월드시리즈 공식 훈련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을 경멸하는 인식을 동기부여로 활용할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이 나오자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이 질문의 모든 답변을 한 사람에게 바치려고 한다”며 스포츠 전문 방송인 크리스 ‘매드 독’ 루소를 지목했다.
루소는 애리조나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치를 때 애리조나가 시리즈를 이기면 은퇴하겠다는 말로 팀을 도발했다.
그 도발을 비웃기라도 하듯, 애리조나는 4승 3패로 필라델피아를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시즌 84승으로 와일드카드에 간신히 턱걸이한 팀이 일으킨 반란이었다.
러벨로는 ‘ESPN’의 유명한 독설 패널 스티븐 A. 스미스로 변신했다. “당신은 내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계속해서 멈추지 말고 가기를 바란다”며 말문을 연 그는 “그러나 약속은 약속”이라며 루소에게 은퇴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했다.
루소는 애리조나가 챔피언십시리즈를 지킨 뒤 은퇴 약속을 번복하는 대신에 뉴욕 시내 한복판에서 다이아몬드백스 엠블럼이 새겨진 비키니를 입고 ‘나는 거짓말쟁이에 멍청이입니다’라는 팻말을 걸고 다니는 벌칙을 제안받기도 했다.
러벨로는 “그 약속은 번복할 수 없다. 뭔가를 해야한다. 그 제안이 마음에 든다. 팻말에 나는 뭐 거짓말쟁이라든지 멍청이라든지 뭔가를 적은 다음에 이걸 목에 걸고 미드타운 맨하탄을 반나절 동안 돌아다니는 것”이라며 벌칙을 수행한다면 은퇴 번복을 받아줄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당신이 뭔가 믿을 수 없는 일, 아마도 여기 직접 와서 팀 전체에게 사과를 한다던지 이런 일들을 하기전까지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하고싶은 말은 그것이 전부”라며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내재된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 그래야만한다. 계속해서 동기부여되고 집중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추가 동기부여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추가 동기부여가 주어진다면, 이것은 마치 아이스티 한 잔에 꿀이나 레몬을 더하는 것과 같다. 완벽한 맛이 난다”며 외적인 동기부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그는 로스터 구성과 관련해서는 “투수를 추가로 둘지, 아니면 야수를 추가로 둘지의 문제다. 우리가 지금 추가로 투수를 보유한 상황이 아니기에 추가 야수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중”이라고 설명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서는 “똑같은 패턴으로 간다. 갤런, 메릴, 파트가 차례대로 나오고 4차전 계획을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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