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통산타율 0.320은 잊어라.
NC 다이노스 간판 2루수 박민우(30)는 통산타율 0.320,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역대 KBO리그 모든 타자 중 6위를 자랑한다. 그런데 박민우가 1년 전 NC와 5+3년 140억원 FA 계약을 체결한 원동력이 방망이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수비와 주루도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박민우는 통산 243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2014~2015년 50도루, 46도루를 하던 기세는 사라졌지만, 올 시즌에도 26도루를 성공했다. 21차례 훔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20도루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통산 36경기를 뛰면서도 5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도루에 대한 감각이 좋은 편이다. 이번 가을야구서도 연일 기습적인 도루로 게임을 뒤흔든다.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서 8-6으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날린 뒤 박건우의 사구로 2루에 들어갔다. 그리고 제이슨 마틴 타석, 볼카운트 1B1S서 두산 우완 홍건희가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3루를 훔쳤다.
홍건희의 변화구 구사 타이밍을 읽고 뛰었다는 얘기다. 여우라고 불리는 두산 포수 양의지가 포구한 뒤 일어났으나 3루에 송구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허경민도 3루 포구 준비가 확실하게 되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양의지가 당했다.
박민우의 3루 도루는 22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이어졌다. 2-1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노경은의 주무기 포크볼을 공략해 우전안타를 날렸다. 도태훈의 희생번트로 2루에 들어갔다. 마틴 타석, 노경은이 1~2구를 모두 포크볼로 선택하자 박민우는 자비가 없었다.
지체 없이 3루로 뛰어 또 한번 경기흐름을 장악했다. 두 경기 연속 후반 승부처에 나온 3루 도루. SSG 노경은-김민식 배터리도 충분히 인지했다. 노경은이 초구를 던지고 2구를 준비하기 전에 잠시 투수판에서 발을 떼며 3루 쪽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SSG 포수 이재원의 올 시즌 도루저지율이 15.4%라는 걸 감안했을 것이다. 이재원은 양의지와 달리 재빨리 3루에 공을 뿌렸으나 이번에도 박민우의 스타트가 빨랐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8타수 3안타 3득점 2도루. 만점 활약이다.
사실 정규시즌에도 3루 도루는 리스크가 있다. 어지간해선 쉽게 시도하지 않는다. 안타 없이도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지만, 3루에서 주자가 아웃되면 경기흐름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하물며 매 순간 승부처와도 같은 포스트시즌서 3루 도루는 더더욱 쉽지 않다.
그래서 박민우의 철저한 준비와 빠른 판단능력이 돋보였다. 방망이만 아니라 발로 경기흐름을 흔들었다. NC의 승리 굳히기에 큰 역할을 했다. 강인권 감독대행은 “주루코치와 선수가 약속이 된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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