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수원, 권수연 기자) “다들 저희 팀을 1강으로 치켜올려주시고 그러는데…”
지난 1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15-25, 25-12, 25-21, 21-25, 15-12)로 돌려세웠다.
흥국생명은 1세트를 10점 차로 내줬지만 2, 3세트를 연달아 끌고오며 역전승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3세트 17-21로 밀린 상황에서 연속 8득점을 성공시키며 역스윕의 발판으로 만들었다.
김연경은 이 날 23득점, 옐레나가 22득점을 올리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연경은 “초반에는 전체적으로 다 안된 것 같다. 현대건설에 대해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우리가 준비한대로 안된 부분도 있고, 흐름대로 가지 못한 것도 있고 2세트도 긴장을 많이 했고 워낙 초반이라 힘들게 경기한 부분이 있다. 어려운데 승리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총평을 내렸다.
5세트는 김연경이 결정적으로 게임의 흐름을 돌렸다. 1점 차로 어깨를 나란히 비비는 접전 상황에서 네트를 타고 흐른 서브가 상대 수비를 깨뜨리며 순식간에 전세를 돌려놓았다. 막판 김연경의 퀵오픈을 시작으로 이주아와 옐레나가 끝내기 블로킹과 오픈공격을 넣으며 경기가 신승으로 끝났다.
적장 강성형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부터 경기 후 총평까지 모두 김연경을 키플레이어로 짚기도 했다. 경기 전 강 감독은 “김연경을 막을 수 없으니 다른 쪽을 공략하겠다”고 선포했고, 경기 후에는 “5세트 김연경의 서브가 워낙 잘 들어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김연경은 “강성형 감독님이 절 좋아하셔서…”라고 툭 던져 웃음을 자아내고는 “(아본단자)감독님이 사인을 주셔서 넣었다. 네트 밑으로 짧게 들어가는 서브가 두 세개 정도 잘 통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이 날 후위로 가며 공격점유율이 줄어든 점은 어쩔 수 없었다. 김연경은 “파이프 공격 같은 경우 점유율을 많이 못 가져왔고, 호흡에서도 좋지 않았던 면이 있었다”며 “우리가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게 잘 안 나왔다”고 아쉬운 점을 밝히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개막 전 대부분의 팀들이 1강으로 꼽는 최고의 우승후보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김연경은 이 말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언론플레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농담어린 말을 꺼낸 뒤 “우리를 치켜 올리고 그런 식으로 가는데 사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그런것에 신경쓰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 우리가 지난 해에 정규리그 우승하고는 마무리가 안 좋았는데 이번에는 한 경기, 한 경기 나아가며 좋아지려고 한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하고 이어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연달아 차지하고도 한국도로공사에게 뼈아픈 역스윕패를 당한 흥국생명이다. 이 기억을 다시 꺼낸 김연경은 멀리 보지 않고 일단은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재차 전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2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페퍼저축은행을 맞이해 첫 홈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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