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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은 안타, 두 개는 홈런인 줄”…가슴 철렁했던 김명신, 데뷔 첫 SV로 이승엽에게 선물 안겼다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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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오스틴은 안타, 두 개는 홈런인 줄 알았어요”

두산 베어스 김명신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투구수 12구, 무실점으로 팀의 3-2 승리를 지켜냈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아닐 수 없었다.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게 될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두산은 장단 10안타에도 불구하고 3점 밖에 뽑아내지 못하는 등 경기 내내 고전했다. 그리고 가장 큰 위기가 9회말에 찾아왔다.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등판한 김강률이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한 까닭.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남은 경기에서는 마무리 투수를 고정하지 않고, 그날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이승엽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김명신이었다. 결과는 군더더기가 없었지만, 과정은 쫄깃쫄깃했다. 김며인은 첫 타자 오스틴 딘과 맞대결에서 4구째 스트라이크를 잡으로 들어가는 볼을 공략 당했고, 좌익수 방면에 강한 타구를 허용했다.

배트 중심에 너무나도 잘 맞았던 탓에 안타가 될 것처럼 보였던 타구. 이때 좌익수 조수행이 전력질주를 통해 타구를 쫓은 끝에 오스틴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오지환에게도 안타성 타구를 맞았는데, 이번에는 우익수 김태근이 타구를 잡아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아웃카운트를 1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2사 1, 3루가 되자 마운드에 직접 올라 김명신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김명신은 2구 만에 문보경에게 뜬공을 유도하는데 성공, 이 타구를 정수빈이 안정감 있게 처리하면서 마침내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확정됐다.

이승엽 감독의 데뷔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데뷔 첫 세이브로 장식한 기분은 어떨까. 김명신은 “(유)희관이 형이 100승을 앞두고 있을 때 세이브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놓쳤었다. 이번이 두 번째였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그때의 기억도 나더라. 학교(경북고)를 잘 나와서 인연이 된 것 같아서 너무 뜻깊고 기쁘다”고 너스레를 떨며 “중요한 순간, 팀이 순위싸움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무사 1, 2루의 위기, 김명신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고 마운드에 섰다. 그러나 타구 세 개가 모두 엄청난 속도로 외야로 향했을 때는 어떤 심경이었을까. 그는 “어차피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막으면 내가 잘하는 것이었지만, 점수를 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양)의지 형의 리드가 기가 막혔던 것 같다. 오스틴의 타구는 안타인 줄 알았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개는 홈런인 줄 알았다”고 웃으며 “생각보다 공이 멀리 안 뻗었던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

김명신은 올해 69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2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는 중.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두산으로 복귀한 양의지와 호흡을 맞췄을 때 성적이 좋지 않아 남몰래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시즌 초반에는 (양)의지 형과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당시에는 내가 의지 형에게 적응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의지 형이 요구했던 것을 생각하고 던지니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은 이로써 2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 작년 9위까지 떨어졌던 수모를 만회할 수 있게 됐다. 김명신은 “작년 마무리 캠프를 하면서 다른 팀들이 야구하는 것을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 ‘내년에는 다시 해야겠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는데, 다시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 그리고 그에 일조하게 돼 더 좋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명신은 “포스트시즌에서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양)의지 형이 사인을 내는 대로, 스트라이크존 가장 구석구석에 공을 던지는 것이 내가 할 일인 것 같다”며 “중요한 경기에서는 공에 힘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통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지만,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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