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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지휘’ 클린스만 감독 향한 5만 9018명 ‘붉은악마’의 야유, 튀니지전 4-0 대승과 별개의 문제

mk스포츠 조회수  

“우~.”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A매치가 열린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불리자 상암벌을 채운 5만 9018명의 관중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팬들의 환호를 받은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야유 속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180도 다른 분위기. 그러나 이런 상황을 이해 못 할 사람은 없다.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A매치가 열린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불리자 상암벌을 채운 5만 9018명의 관중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사진(상암 서울)=김영구 기자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A매치가 열린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불리자 상암벌을 채운 5만 9018명의 관중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사진(상암 서울)=김영구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체제에서 월드컵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룬 직후였으니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A매치 5경기 동안 3무 2패, 6번째 경기 만에 1-0 승리를 거뒀으니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휘봉을 잡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혹독한 평가가 아니냐는 반응도 적지 않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이 단순히 A매치 결과만으로 비판과 비난을 받는 건 아니다. 그의 낯선 국가대표팀 운영 방식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며 이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과 180도 다른 운영 방식을 선택했다. 벤투 감독이 국내에 남아 업무를 했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K리그는 차두리 코치에게 맡기고 본인은 해외파 점검 및 추가 업무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을 바꿀 생각도 전혀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K리그 팀의 지도자라면 국내에 있는 게 맞지만 국가대표팀 지도자는 달라야 한다. 여러 곳을 다니면서 늘 일을 한다. 나의 스타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력으로만 보면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그동안 A매치 결과마저 좋지 않았던 클린스만호는 지난 사우디 아라비아전 1-0 승리 후 튀니지까지 4-0으로 꺾으며 연승을 달리고 있다. 여전히 답답한 부분은 있으나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활용한 공격적인 전술은 분명 인상적이었고 위력적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고집은 대단하다. 그리고 그 고집이 성공으로 이어진다면 야유는 찬사로 바뀔 것이다. 사진(상암 서울)=김영구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고집은 대단하다. 그리고 그 고집이 성공으로 이어진다면 야유는 찬사로 바뀔 것이다. 사진(상암 서울)=김영구 기자

클린스만 감독의 운영 방식이 옳았기에 나온 결과인지, 아니면 개인 기량이 워낙 출중한 선수들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나온 것인지도 확실히 알기 힘들다. 냉정히 보면 후자에 무게가 더 실린다. 그만큼 애매한 상황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클린스만 감독의 운영 방식이 축구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오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분위기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이어가고 있다.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일 수 없는 입장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바라보는 방향, 그리고 팬들이 그에게 바라는 모습이 상반된다면 결국 계약 기간 내내 엇갈릴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벤투 전 감독 역시 찬사를 받기 전까지 많은 위기가 있었다. ‘벤버지’로 불리기 전, 그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빌드업 축구에 대한 의심 역시 컸다. 그러나 벤투 전 감독은 성적으로 증명했고 월드컵 16강으로 끝을 아름답게 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다르지 않다. 자신을 향한 야유를 찬사로 바꾸기 위해 확실한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 누구도 반박하기 힘들 정도의 성적으로 말이다. 그의 운영 방식이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지 않을까.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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