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투수 박영현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홀드왕 등극으로 ‘포스트 돌부처’ 자격을 증명했다.
박영현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4경기 등판 5.1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한국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단순히 결과뿐만 아니라 박영현이 대표팀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구위도 완벽에 가까웠다.
태극마크를 단 박영현의 투구를 지켜본 KT 이강철 감독은 “여기(KT)에서도 그런 공을 못 본 듯싶다. 정말 대단한 공을 던졌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히고 마운드에 올려야겠다. ‘Korea Team’으로 새기면 되지 않겠나(웃음)”라며 농을 던졌다.
KT는 10월 10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을 정규시즌 최종전으로 치른 가운데 박영현을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고 취재진 앞에 나온 박영현은 “대표팀에서 행복한 추억을 안고 돌아왔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느낌이다. 팔 상태도 괜찮아서 오늘(10일) 등판에도 문제가 없다”라고 전했다.
박영현은 항저우에서 말 그대로 자신도 놀랐을 정도의 ‘인생투’를 던졌다. 박영현은 “일본과 대만에 좋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더 많았다. 책임감 있게 대회를 잘 마무리해 기뻤다. 특히 대회 등판 가운데 멀티이닝 세이브를 했을 때 위기를 잘 막아 뿌듯했다. 나 자신도 내 공에 놀랐다. 이런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한국은 대만과 대회 결승전에서 9회까지 단 두 점 차 리드를 지켜야 했다. 특히 9회 말 1사 1, 2루 위기 상황에선 대표팀 구성원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박영현은 “9회 말 주자 1, 2루가 되니까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나는 (원)태인이 형이랑 손을 맞잡고 있었다. 사실 금메달 확정 뒤 더 감동했던 건 군대를 다녀온 형들이 더 눈물을 흘렸단 점이었다. (고)우석이 형은 방송으로 이미 들켰지만, 눈물을 흘린 다른 형들도 많았다. 정작 나는 다 울 때 눈물이 안 나오더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박영현은 “쉽지 않은 압박감 속에서 금메달 획득을 이뤄내 너무 기뻤다. 비슷한 또래끼리 대표팀을 해서 더 시너지 효과를 본 듯싶다. 특히 (윤)동희는 초등학교 친구인데 룸메이트까지 해서 서로 잘 챙겨줬다”라고 말했다.
KT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분위기다. 두산이 잔여 7경기에서 1패라도 할 경우 KT는 2위를 확정한다. 박영현도 시즌 32홀드로 홀드왕을 확정했다. 홀드왕 경쟁자인 SSG 랜더스 투수 노경은(시즌 28홀드)이 남은 4경기에서 모두 홀드를 기록해도 박영현과 동률이 되는 까닭이다.
박영현은 “이제 홀드왕과 KT 우승이란 목표가 남았다. 내가 빠진 상황에서도 팀 성적이 좋아서 기분 좋게 돌아왔다. 쉬는 기간 잘 준비해서 마지막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수원=김근한 MK스포츠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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