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해피엔딩이다.
한국야구의 아시안게임 4연패.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 만든 대업이지만, 이 선수의 공헌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한화 2년차 160km 파이어볼러 문동주(20). 문동주는 7일(이하 한국시각) 대만과의 결승서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2일 대만과의 예선라운드서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에 그친 아쉬움을 완벽히 털어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확정하는 경기의 선발투수를 맡아 선발승까지 따냈으니, 문동주로선 생애 최고의 하루였을 것이다.
문동주는 성인대표팀 데뷔전서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엄청난 자신감이 배가됐다고 봐야 한다. 실제 대만 타자들은 문동주 특유의 150km 중반의 패스트볼과 느린 커브 조합에 2경기 연속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대표팀으로서도 문동주의 발굴이 이번 대회 수확이다. 류현진과 김광현, 양현종 이후 에이스 역할을 해줄 투수를 찾았다고 보면 무리일까. 좀 더 큰 무대에서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동주의 아시안게임 맹활약은 소속팀 한화의 철저한 준비와 배려도 한 몫을 했다고 봐야 한다. 한화 전임 감독과 프런트는 일찌감치 올해 문동주를 약 120~130이닝 제한을 걸었다. 최원호 감독은 의학적 소견이 중요하다는 사견을 피력했지만,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실제 문동주는 9월3일 잠실 LG전까지 118⅔이닝을 던졌다. 이미 한화는 문동주가 대표팀에서 10이닝 정도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130이닝에 맞춰 9월 초 시즌 아웃을 선언했다.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실제 10이닝을 던졌다. 대표팀과 정규시즌 이닝을 더하면 128⅔이닝.
여기에 시범경기 7이닝, 9월 2군 경기 5이닝, 대표팀에서 상무와의 연습경기 3이닝을 포함하면 143⅔이닝까지 불어난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캠프를 빼고 시범경기부터 모든 이닝을 더해도 140이닝 수준이니 무리한 건 아니다. 오히려 9월에 적절히 휴식하고 다시 컨디션을 올리면서 아시안게임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했다고 봐야 한다.
한화도 함박웃음을 짓지 않을까. 문동주가 병역혜택 대상자가 되면서, FA가 될 때까지 끊김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병역혜택을 보면서 해외 진출도 타진할 수 있다.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갈 때처럼 구단에 이익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한화는 류현진 이후 팀을 대표하는 토종에이스를 찾았다. 긴 호흡으로, 일관성 있게 바라본 성과를 얻었다. 그래서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 어디까지 성장할지 상상만해도 행복한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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