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가 6일 중국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항상 부담감을 안고 한다.”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에 결승행을 선물했음에도 ‘국가대표’ 강백호(24·KT 위즈)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과거 몇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고 여전히 위축돼 있었다.
강백호는 6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 베이스볼&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야구장 메인 경기장(The Baseball Main Venue of 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에서 열린 중국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2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으로 팀의 8-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전까지 대회 타율 0.143(14타수 2안타)으로 부진에 빠져 있었기에 더욱 반가운 반등 활약이었다.
강백호를 둔 비판 여론은 상당했다. 사실 성적으로만 보면 강백호의 선발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많지 않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에서 타율 0.286(7타수 2안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타율 0.308(26타수 7안타), 2023 WBC에서 타율 0.500(14타수 7안타)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지난 2일 대만전 부진한 타격으로 아쉬워하는 강백호. |
그러나 경기력 외적인 면에서 비판을 받았다. 도쿄 올림픽 때는 끌려가는 상황 속 더그아웃에서 껌을 씹는 장면이 포착돼 도마에 올랐다. 박찬호 해설위원의 ‘국가대포론’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방점을 찍은 건 올 WBC 때였다. 강백호만큼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준 선수를 찾기 힘들었음에도 충격적인 임팩트 하나가 야구 팬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2루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다가 횡사한 것이다. 결국 이날 호주전에서 1점 차로 패했고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촌극을 빚었다.
올 시즌 중에는 안일한 수비로 상대 주자를 살려보내준 장면까지 화제가 되며 여론의 집중공격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별히 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40일 이상 2군에서 머물러야 했다.
복귀 후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57로 놀라운 반등을 그렸고 기대 속에 아시안게임에 나섰으나 결과는 아쉽기만 했다. 좀처럼 상대 투수의 공에 타이밍을 못 맞추는 게 나타났다.
다시 비판의 화살은 강백호를 향했다. 이런 시선을 한 번에 털어낼 수 있었던 활약이라 더 반가웠다.
강백호는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저는 내일 좀 더 좋은 기분으로 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대한민국 선수들이 정말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줬고 나의 부담을 덜어준 것 같아서 정말 고맙다. 남은 한 경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밝혔다.
3회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강백호. /사진=뉴시스 |
자신감은 확실히 찾았다. “앞선 경기에서도 좀 좋은 타구들이 몇 개 있었는데 결과로는 이어지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며 “좀 괜찮아진 것 같아서 내일 경기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대만전에 대해서는 “좋은 투수들이 많지만 그것보단 우리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을 해서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일은 점수 차가 큰 게 아니라 타이트한 경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는데 최대한 빠른 선취점이 승리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빠질 수 없는 질문도 나왔다. 높은 기대치에 비해 국가대표로서 보여준 모습이 아쉽다는 것. 강백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렇다 제가 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항상 부담감을 안고 있다”며 “이번 대회만큼은 정말 기대해 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도 했고 집중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대회는 항상 한 경기 한 경기가 되게 어려웠던 것 같다”며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경기가 내일 남았고 그 경기에서 잘하든 못하든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대만과 조별리그 패배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한국은 결국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최대 목표인 금메달 획득을 위해 모든 걸 건다. 결승은 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 펼쳐진다.
강백호가 3회 홈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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