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로 FA 자격을 얻는다. 친정 LA 다저스 복귀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류현진은 11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46, 피안타율 0.257, WHIP 1.29를 기록했다. 토미 존 수술을 받고 1년 2개월만에 돌아와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비록 와일드카드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어차피 5선발은 3전2선승제 시리즈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어렵다. 토론토 마운드가 탄탄하기 때문이었을 뿐이다.
류현진을 둘러싼 상황은 첫 FA, 두번째 FA와 또 다르다. 2018-2019 시장에 처음으로 나갔을 땐 내구성이 검증되지 않았던 시기다. 2015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고 2016년까지 사실상 개점휴업했다. 2017년은 복귀에 만족한 시즌이었고, 2018년은 사타구니 부상으로 고생한 시즌이었다. 그래도 15경기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좋았다.
여기서 류현진은 무리하게 FA 시장을 두드리지 않고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당시 1년 1790만달러)를 받아들였다. 1년 풀타임으로 보여줘서 제대로 평가 받자는 의도였다. 실제 2019년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를 차지한 뒤 2020시즌을 앞두고 4년8000만달러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갔다.
토론토에서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됐고, 생애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고 1년2개월의 공백기도 가졌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파악했고, 재계약에 적극적인 정황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선발진이 탄탄한 토론토가 류현진을 잡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야후스포츠는 6일(이하 한국시각) 토론토가 내부 FA 맷 채프먼, 케빈 키어마이어, 브렌든 벨트, 조던 힉스를 잡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대체자를 외부에서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류현진의 계약만료가 약간의 돈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류현진과의 재계약은 생각조차 없다는 얘기다.
류현진으로서도 말 그대로 FA이니 다른 29개 구단을 폭넓게 탐색하면 된다. 어차피 4년80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다시 맺긴 어렵다는 걸 본인도 알 것이다. 30대 후반에 내구성 이슈, 경쟁력이 떠러지는 패스트볼 스피드 등 단점이 명확하다.
대신 커맨드, 영리한 경기운영능력, 숱한 경험은 최대 장점이다. 4~5선발로 1~2년 계약이라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본인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잔류를 희망한다고 봐야 한다.
공교롭게도 친정 LA 다저스의 선발진 사정이 매우 좋지 않아 이목을 끈다. 내년 선발로 가장 확실한 카드가 워커 뷸러와 바비 밀러다. 류현진처럼 장, 단점이 확실한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가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서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커쇼조차 또 FA다.
뷸러도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원년이고, 밀러는 아직 애버리지는 없는 투수다.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등도 수술과 재활을 거쳐야 하는 자원들이다. 훌리오 유라아스는 사실상 손절 단계에 들어섰다.
물론 풍부한 유망주들이 있고, 그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가올 FA 시장이 선발투수 시장이라는 걸 다저스가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특급 선발을 노릴 것이지만, 그와 별개로 4~5선발 뎁스 강화 차원에서 류현진은 괜찮은 카드다.
더구나 다저스 대세론의 주인공 오타니 쇼헤이가 내년엔 이도류를 못한다는 점도 다저스가 선발 FA 시장에서 더 폭넓게 움직이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다저스와 류현진의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이번이 재결합의 좋은 시기인 건 분명해 보인다. 연봉 2000만달러를 더 이상 못 받아도, 류현진에게 LA는 마음 편하게 메이저리그 경력 마지막을 보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곳 중 하나다. 그리고 5선발 경쟁을 펼치면 승산이 있는 구단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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