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파니 감독 “출전 상한제”, 과르디올라 감독 “선수들이 집단으로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선수의 줄부상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감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빡빡한 경기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부상자 발생을 막기 위한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BBC는 30일(한국시간) EPL 부상자 통계 사이트인 프리미어인저리를 인용해 EPL 20개 구단에서 총 112명이 부상으로 결장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1위는 첼시로, 무려 10명이 부상 중이다.
크리스토퍼 은쿤쿠, 웨슬리 포파나가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했고, 로메오 라비아는 발목 문제, 풀백인 리스 제임스와 벤 칠웰은 각각 햄스트링과 허벅지 이상으로 명단에서 빠져 있다.
하비 반즈, 마이클 올리스 등이 부상 중인 뉴캐슬 유나이티드, 조르즈 볼도크가 신음하는 셰필드 유나이티드, 크리스털 팰리스는 나란히 9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부상자 순위’ 공동 2위에 올랐다.
아스널은 부카요 사카와 데클런 라이스가 북런던 더비에서 각각 발목, 허리를 다쳤고, 위리엔 팀버르와 토마스 파티는 장기 결장 중이며 잔부상에 시달리는 윌리암 살리바와 파비우 피에이라까지 8명이 전열에서 빠졌다.
각 구단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면서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에릭 텐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끼면서 시즌이 길어졌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까지 겹쳐 너무 많은 경기를 치르느라 휴식기는 짧아졌다”고 불평했다.
지난 시즌 EPL은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한 6주 휴식기를 시즌 중간에 편성했고, 예년보다 빠른 지난해 8월 5일(이하 현지시간)에 시즌을 사작해 올해 5월 28일에 끝났다.
FA컵 결승전과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 6월 초로 밀렸고, 네이션스리그는 6월 18일에야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불과 한 달여 뒤인 7월 중순부터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프리시즌에 돌입했고, 지난 시즌 ‘유럽 트레블'(3관왕)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전 시즌 UCL 결승부터 커뮤니티실드까지의 기간이 단 58일에 불과했다.
텐하흐 감독은 “일정이 늘어나면 선수의 부담이 커지고, 과부하가 걸린다. 우리 팀은 과부하를 감당할 수 없는 모습”이라며 “많은 이들이 이 점을 지적했지만 일정은 늘어나기만 한다”고 덧붙였다.
추가 시간에 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새로운 지침도 선수의 체력적 부담과 부상 위험을 높였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 중 부상, 교체, 득점 후 세리머니 등을 정확하게 추가 시간에 반영하려는 FIFA의 지침에 따라 경기 시간이 100분을 넘어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맨유의 수비수 라파엘 바란은 “신체·정신 건강에 위험한 수준”이라고 비판했고, 맨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PL 감독들은 저마다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부상자 3명으로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인 맨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단이 힘을 합쳐 FIFA와 UEFA에 일정 변경을 요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르디올라는 없어도 되지만, 선수들이 없다면 경기를 할 수 없다”며 “일정 조율은 선수들에게 달려 있다. 선수들만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말했다.
번리의 뱅상 콩파니 감독은 선수마다 한 시즌에 최대 60∼65경기에만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첼시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출전 상한제’를 현실적으로 어려운 대안이라고 봤다.
뉴캐슬의 에디 하우 감독은 “모든 대회와 A매치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부담이 커진다. 적절한 시기에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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