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외유로 인한 근태 및 태업 논란에도 귀국 닷새 만에 출국
해외 체류 기간 길어지는데 따른 비판 여론에 계획 바꿔 급히 귀국
3개월 만에 K리그 현장 찾았지만 또 다시 출국, 부정 여론 다시 고개 들 듯
“많은 분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
9월 유럽 원정을 마치고 지난 14일 귀국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갑작스레 일정을 바꾼 이유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다.
잦은 외유로 인한 근태 및 태업 논란을 빚어온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친 뒤 귀국할 계획이 없었다. 대신 그는 유럽에 남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선수들을 점검하고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이를 급히 철회했다. 국내 상주 대신 해외 체류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국내 미디어의 요청과 여론에 응답하는 모습이었고, 그간 소홀히 했던 K리그 현장 방문도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 직후 주말을 맞아 K리그1 2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다. 지난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강원의 맞대결을 지켜보며 3개월 만에 K리그 직관에 나섰다. 이어 17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광주의 경기를 지켜봤다.
모처럼 국내 상주하며 대표팀 감독으로서 본연의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9일 국내에 들어온 지 닷새 만에 슬그머니 자택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나 또 다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개인 업무를 정리하고 유럽으로 넘어가 해외파를 점검하겠다는 계획인데 9월에 이어 당장 10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두고 큰 의미가 있다 보긴 어렵다.
K리그 관전도 보여주기식 행보란 비판 속에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축구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시선도 피할 수 없다.
지난 2월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클린스만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내 상주를 약속하고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임 이후 국내에 머문 기간은 출국 당일을 포함해 73일에 불과하다.
부임 이후 5경기 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며 지도력에도 의구심을 자아냈던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부정여론을 잠재우는 듯 했지만 이번 출국으로 다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부정적인 여론과 협회의 요청에 유럽 체류 계획 일정까지 변경하며 국내로 들어온 클린스만 감독이 ‘또 다시 나가지 말라’는 얘기는 듣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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