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갑작스러운 복부 통증으로 우려를 모았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부상자 명단행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다만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라 선발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도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19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콜로라도와 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선발 명단 가장 위에서 찾아보는 게 이제는 익숙해진 김하성이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잰더 보가츠가 리드오프 유격수를 맡고, 2루는 매튜 배튼이 선발 출전한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로스터 변동이 없었고, 이는 김하성이 부상자 명단에 가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 또한 경기 전 김하성의 상태를 묻는 취재진에 “그의 느낌이 조금 더 좋아졌다는 건 사실이고, 이는 좋은 신호다”고 했다. 다만 “아직 100% 상태를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선발 명단에서 배제된 이유를 설명했다.
멜빈 감독에 따르면 김하성은 아직도 복부 쪽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그 통증을 완전히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아직 공식적인 진단이 나오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일단 근육 문제는 아닌 내부 장기의 문제로 보여지고 있는데 단순한 배탈부터 더 심각한 문제까지 여러 가지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셈이 됐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리드오프이자 내야의 핵심으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김하성은 17일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경기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경기에 나갔다. 이날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기록함은 물론, 5-2로 앞선 9회 1사 1루에서는 환상적인 글러브 토스까지 선보이며 현지의 찬사를 한몸에 모았다.
그런데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저녁부터 복통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고, 18일 오클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증상이 심화돼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멜빈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김하성은 약간의 복통이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꽤 불편해 했다. 의사가 검진하기 전까지는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서 “근육인지 내장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18일 오클랜드와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이후에도 “그는 (복부의) 검진을 받았고 그들(의료진)은 그 안에서 맹장염과 같은 그런 종류의 문제들은 보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좋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 그것이 무엇인지 100% 확신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아주 어려운 문제에서는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먹은 것의 문제일 수도 있다. 우리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143경기에서 타율 0.265, 17홈런, 58타점, 81득점, 3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3을 기록하는 등 공‧수‧주에서 펄펄 날고 있다. 남은 일정에서 홈런 3개만 추가하면 한국인 선수로는 추신수에 이어 두 번째이자,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다. 홈런 3개와 도루 4개를 더 보태면 아시아 역사상 첫 20-40 클럽에도 가입할 수 있다.
이 목표를 위해 한 경기라도 더 뛰어야 할 상황에 갑자기 찾아온 복통이 반가울 리는 없다. 여기에 김하성은 올 시즌 내셔널리그 2루수 혹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골드글러브에도 도전하고 있다. 골드글러브는 현장 관계자들의 주관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그 판단에 근거가 되는 수비 기록들도 중요하다. 현재 김하성은 경쟁자들과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이 수치를 벌 기회도 소중한데 두 경기 연속 뛰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공식적인 진단이 늦어지거나, 추가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거나, 혹은 복통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는다면 결장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몸이 불편한 선수가 경기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적인 샌디에이고로서는 김하성을 무리해서 뛰게 할 이유도 없다. 당장 내일 복통이 완전히 해결된다고 해도, 한 번 처진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제다.
한편 샌디에이고의 핵심 선수이자 주전 3루수인 매니 마차도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수술을 받을 것이라 공식 발표했다. 마차도는 올해 팔꿈치 통증으로 타격 성적이 들쭉날쭉했고, 결국 더 먼 미래를 위해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최근에는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마차도는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산술적으로도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는 경기에 계속 나선다고 덧붙였다. 수술 이후 회복까지는 6~7개월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며 내년 개막전 출전은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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