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즌 평균자책점은 3.77로 리그 3위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현 시점까지의 여정을 의미한다. 남은 27경기가 중요하다.
KIA 불펜이 아슬아슬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불펜 평균자책점은 8월 3.89로 4위, 9월 6.14로 8위, 후반기 4.79로 6위다. 9월 들어 확실히 위기가 왔다는 신호다. 물론 아직 9월이 끝나지도 않았고 표본이 많지 않다. 그러나 위험요소가 곳곳에 있다.
KIA 불펜은 431⅔이닝으로 리그 최소 3위다. 사실 경기 수가 가장 적은 영향이 크다. 개개인을 봐도 비교적 관리는 잘 됐다. 올 시즌 불펜진의 물량이 좋아진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특정 투수에 대한 과부하를 피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불펜 에이스 임기영이 55경기서 무려 75⅔이닝(4승3패3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2.62), 최지민이 55경기서 56⅓이닝(6승3패3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2.24)이다. 임기영은 순수 구원투수 최다이닝이다. 철저히 관리를 받지만, 이미 멀티이닝이 너무 많다. 두 사람은 전반기에 정해영이 없을 때 마무리까지 분담했다. 올 시즌 필승계투조의 원투펀치다.
문제는 최지민이 22일 항저우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이의리, 최원준과 함께 빠진다는 점이다. 최지민이 빠지면 임기영의 부담이 더 커질 게 확실하다. 이닝과 등판횟수는 관리를 받겠지만, 가장 중요한 시점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이른바 하이 레버리지에 대한 의존도는 커질 수 있다.
선발진의 사정이 좋으면 괜찮은데, 그렇지도 않다. 이의리가 물집 이슈를 털고 다음주에 돌아와도 단 1차례다. 역시 항저우행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이의리 공백은 황동하, 김건국, 김기훈 등이 번갈아 메우면 된다. 마리오 산체스도 곧 합류한다.
그러나 대체 선발투수는 3~4이닝 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산체스도 돌아오자마자 무리하게 이닝을 끌고 가길 기대할 수 없다. 5선발 윤영철도 이닝을 알게 모르게 관리 받고 있다. 에이스 토마스 파노니와 양현종이 최대한 이닝을 먹더라도 불펜 과부하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반기 막판부터 이런 어려움이 있었는데, 9월 들어 서서히 균열이 보인다.
타선이 9연승 과정에서 활화산처럼 터졌지만, 영원할 수 없다. 9연승 이후 3승5패하면서 타격 사이클이 바닥까지 처지지 않았으나 조금 내려온 건 당연하다. 결국 마운드가 버텨야 하는데 다소 위태로운 게 사실이다.
결국 장현식과 전상현에게 시선이 쏠린다. 이준영까지 원조 트리플J가 힘을 더 내는 수밖에 없다. 이준영은 어차피 왼손 원 포인트이고, 장현식과 전상현이 임기영의 과부하를 막고 최지민 공백까지 메워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고민이 있다. 장현식과 전상현이 건강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장현식은 올 시즌 46경기서 1승2패3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4.28이다. 작년 가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4월 말에 복귀했으나 예년처럼 메인 셋업맨을 맡기기엔 무리다. 역시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한 투수다.
전상현은 후반기 들어 맹활약한다. 52경기서 3승2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2.62. 44⅔이닝만 소화할 정도로 관리가 잘 됐지만, 작년까지 팔꿈치와 어깨 등에 이슈가 있었던 투수다. 올 시즌은 건강하게 소화하고 있고, 후반기만 보면 최지민과 동등한 비중, 역할을 소화해왔다. 실질적으로 앞으로 더 자주 볼 가능성이 크다.
KIA는 운명의 8연전에 돌입한다. 그러나 8연전이 끝나도 19경기가 대기한다. 어떻게 버틸까. 불펜이 여기서 무너지면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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