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KIA 외야수 이우성(29)이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도 웃지 못했다. 이우성은 15일 광주 두산전서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1-2로 뒤진 4회말 두산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서 7구 134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비거리 110m 좌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맞는 순간 KIA챔피언스필드 좌측 외야를 훌쩍 넘어가는 큰 타구였다. 알고 보니 2013년 두산에서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한 뒤 10년만에 처음으로 맛본 그랜드슬램이었다. 덩치만 보면 홈런을 많이 치는 것 같지만, 통산 18홈런타자다. 오히려 올해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애버리지에 눈을 떴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우성은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치고도 웃지 못했다. 우선 KIA가 경기후반 불펜이 무너지면서 6-8로 패배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을 놓고 싸우는 두 팀의 매우 중요한 첫 3연전서 KIA가 3연패에 빠졌으니 웃기 어렵다.
이 정도로 끝날 것이라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우성은 이날 선수생활을 하면서 한번 겪을까 말까 한 일을 겪었다. 0-1로 뒤진 2회말 1사 3루서 브랜든의 초구 147km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밀어 3루 땅볼을 쳤다. 그런데 3루수의 악송구가 나왔고, 이우성은 곧장 1루를 돌아 2루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 나광남 1루심과 딱 부딪혔다. 이우성과 나광남 심판 모두 그 자리에서 쓰러질 정도로 비교적 강한 충돌이었다. 이우성은 어딘가 불편해 보였고, 쉽사리 걸음을 떼지 못했다. 그 사이 상대 2루수에 태그 아웃을 당했다. 야구규칙상 선수와 심판의 충돌은 그 자체로 인플레이다. 결과론이지만, 이우성으로선 나광남 심판과 부딪히지 않았다면 여유 있게 2루에 들어갔을 것이다.
이후 이우성은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끝내 이 경기를 완주하지 못했다. 6-6 동점이던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두산 김명신으로부터 볼카운트 2B2S서 142km 패스트볼에 종아리 부근을 맞았다. 공이 몸쪽으로 오자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는데, 김명신의 투구가 다리에 그대로 꽂혔다.
이우성은 1루에 걸어 나갔으나 이현곤 1루 코치가 경기가 힘들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내 교체가 이뤄졌다. 절뚝거리며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만루홈런을 쳤으나 아픔으로 시작해 아픔으로 끝난 경기였다.
그래도 이우성은 올 시즌 KIA의 대기만성 스타다. 100경기서 타율 0.297 7홈런 40타점 34득점 8도루 OPS 0.791 득점권타율 0.278로 맹활약 중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