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인생역전이다. 류현진이 돌아오면 선발진에서 쫓겨날 것 같던 기쿠치 유세이(이상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레벨업 스타에 선정됐다.
기쿠치는 지독한 아홉수에 빠졌다. 8월3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서 6이닝 6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9승을 따낸 뒤 6경기 연속 승수추가에 실패했다. 이 6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3.24로 준수했다.
올 시즌 기쿠치는 일관성이 있다. 4월 5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3.00, 5월 6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83, 6월 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28, 7월 5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3.91, 8월 5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03, 9월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2.79다. 5월을 제외하면 꾸준하다.
아홉수에 걸렸어도 28경기서 9승5패 평균자책점 3.57.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거가 된 뒤 최고의 한 해다. 그동안 제구 기복이 심했다. 갑자기 볼넷을 연발하거나 연속안타를 맞고 와르르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빠른 공을 갖고 있으면 그럴 수 있긴 한데, 좀처럼 보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투구 매커닉을 다듬으면서 확연히 좋아졌다. 얻어맞아도 계산이 되는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류현진이 8월에 돌아오면 불펜 강등 1순위로 꼽혔지만, 이젠 류현진과 공존하는 사이다. 아니,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됐다.
블리처리포트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올 시즌 레벨업한 11명의 선수에 기쿠치를 포함했다. 그동안 일관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분명히 몇 가지를 바꿔야 했고, 그는 그렇게 했다. 하이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했고, 지난 시즌에 장난만 치던 커브를 받아들였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블리처리포츠는 “이러한 변화로 볼넷허용률, 타구속도가 상당히 향상됐고, 좋은 점이 생겼다. 그 결과 기쿠치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첫 해를 보내는 건 아니지만, 시즌 내내 좋은 투수로서 지속되는 건 처음이다”라고 했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기쿠치는 실제 커브를 작년 0.3%로 거의 던지지 않았으나 올해 17.9%로 올랐다. 피안타율 0.282이지만 헛스윙도 32.1% 유도해냈다. 볼넷 허용률은 작년 12.8%서 올해 6.9%로 감소했다. 이밖에 배럴타구 허용률도 작년 14.8%서 올해 8.5%로 떨어졌다. 하드히트 허용률은 작년 47.9%서 올해 41.4%로 줄었다.
기쿠치는 3년 3600만달러(약 480억원)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이다. 내년에도 성적을 유지하면 2024-2025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내년 만 33세이긴 하지만 아주 많은 나이도 아니다. 당장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이 토론토와 결별할 경우, 기쿠치의 팀 내 입지가 더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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