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말 많고 탈 많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다음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와 친선 A매치를 치른다. 아시아 강호로 불리는 두 팀이 오랜만에 맞대결을 치른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 한국은 28위, 사우디는 54위다.
사우디는 지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팀이다. 리오넬 메시가 이 대회에서 유일하게 고개를 떨군 순간이다.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전 패배를 자양분 삼아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 우승컵을 들었다.
한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서 8일에 열린 웨일스와의 맞대결에서 0-0으로 졌다. 경기 결과를 떠나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손흥민(토트넘), 조규성(미트윌란), 황인범(즈베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유효슈팅 1개에 그치며 득점 없이 비겼다.
이 한 경기 때문에 분위기가 나쁜 게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콜롬비아(2-2 무), 우루과이(1-2 패), 페루(0-1 패), 엘살바도르(1-1 무), 웨일스(0-0 무)와 붙어서 승리가 없다.
재택·외유 논란이 가장 크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초에 부임해 한국 감독 7개월 차를 맞았다. 하지만 한국에 상주한 기간은 2개월 남짓이다. 상당 기간 한국을 떠나 미국·유럽에 머물렀다. 본인 말로는 “시대가 바뀌었다. 한국이 아닌 곳에서도 한국 감독 업무를 잘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노마드’ 형태의 업무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누구보다 현장에 자주 나타나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나 국내 축구 현장을 등지고 미국·유럽 등에서 외부 활동을 하느라 바빴다. 질타가 이어지는 이유다.
하필 까다로운 상대 사우디를 만난다. 한국과 사우디는 통산 17경기를 치렀다. 한국이 4승 7무 6패로 열세다. 가장 최근 경기는 2018년 열린 친선경기였으며 0-0으로 비겼다. 그 전 경기는 2009년에 치른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었다. 역시 0-0으로 끝났다.
가장 최근 승리는 2008년 11월에 열린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다. 한국은 이근호와 박주영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그 전 승리는 198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황보관, 황선홍의 득점으로 2-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사우디 상대로 승률 23.5%에 그친다. 아시아 주요 국가 중 승률이 가장 낮다. 한국은 일본전 승률 53.1%, 이란전 승률 36.3%, 호주전 승률 35.7%를 기록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팀을 상대한다.
사우디는 최근 A매치 5연패를 포함해 8경기에서 7패를 거뒀다. 지난 9일 남미팀 코스타리카와의 친선 A매치에서는 1-3으로 졌다. 로베르토 만치니 전 이탈리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힌 사우디와 한국 모두 이번 경기에서 첫 승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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