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한국 탁구가 단체전과 혼합 복식에서 ‘최강’ 중국에 패해 정상 정복에 실패한데 이어 남자 복식조가 ‘만리장성’에 잇따라 패하며 열흘여 앞으로 다가온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1위 장우진-임종훈(한국거래소) 조는 9일 강원 평창돔에서 열린 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7일째 남자 복식 준결승전에서 마룽-왕추친 조(중국·랭킹 없음)에 1-3(11-6 5-11 8-11 7-11)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도 안재현(한국거래소)-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 조(랭킹 없음)가 중국의 판전둥-린가오위안 조(랭킹 없음)에 1-3(9-11 11-9 6-11 7-11)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자 복식에서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고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한국은 여자 단체 은메달, 남자 단체 동메달, 임종훈-신유빈(대한항공) 조의 혼합 복식 동메달에 이은 이번 대회 4, 5번째 메달을 획득했지만 모두 중국의 벽에 가로 막혔다.
전날 남녀 단식에서 한국 선수들이 16강에서 ‘전멸’한 가운데 이날 두 남자 복식조가 모두 ‘만리장성’에 가로막히면서 한국에서는 신유빈-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만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여자 복식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10일 잇따라 치러진다.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가져간 중국은 남자 복식에서도 금메달을 예약했다. 중국은 여자 단식 준결승과 혼합 복식 결승 대진도 중국 선수들만으로 채워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7개 중 최소 5개의 금메달을 확보했다.
중국은 기존 톱 랭커가 아닌 새로운 조합으로 이번 대회 남녀, 혼합 복식조를 구성했다.
중국 복식조 대다수가 국제탁구연맹(ITTF) 복식 랭킹이 아예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단식에서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중국 조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복식 강자들을 잇달아 거꾸러뜨리고 결승까지 진군했다.
이날 장우진-임종훈 조는 호흡을 많이 맞추지 못한 마룽-왕추친 조가 실책을 거듭한 틈을 타 1게임을 여유롭게 따냈다.
하지만 2게임부터는 달랐다. 탁구 ‘GOAT'(역대 최고 선수)로 손꼽히는 마룽과 중국 남자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왕추친은 2세트부터 한 번도 흐름을 내주지 않고 세 게임을 연속으로 쓸어 담았다.
결승에서는 판전둥-린가오위안 조가 마룽-왕추친 조를 3-2(11-9 4-11 11-9 11-13 11-8)로 제압하고 시상대 정상에 올랐다.
이어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5위 왕만위가 1위 쑨잉사를 3-2(10-12 11-7 11-8 5-11 11-5)로 물리쳤다.
왕만위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24세 왕만위와 22세 쑨잉사는 여자 탁구 최강을 다투는 라이벌이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쑨잉사가 왕만위를 상대로 3연승을 달리며 확연하게 우위를 점하는 양상이었는데, 이번에 왕만위가 제대로 반격해냈다.
쑨잉사와 통산 상대 전적에서 왕만위는 8승 9패로 격차를 좁혔다.
왕만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성인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이력이 있다.
왕만위는 이번 우승으로 열흘여 앞으로 다가온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2연패를 이룰 가능성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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