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애슬레틱 김하성 소개하는 장문의 기사 게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그라운드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길었던 2021년을 떠올리며 “정신적으로 바닥을 치던 해였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올해(2021년) 처음 메이저리그에 왔다. 한 번 도전해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자”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빅리그 3년 차가 된 김하성은 2023년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김하성에 관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김하성 본인과 샌디에이고 동료들뿐 아니라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김하성의 빅리그 첫 시즌을 지켜본 보비 디커슨 현 필라델피아 필리스 코치, 한국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뛴 제이크 브리검 등 여러 관계자의 목소리를 담았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천900만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에 진출했다.
하지만, 첫해에는 백업으로 뛰며 117경기 타율 0.202, 8홈런, 34타점에 그쳤다.
김하성이 “심리적으로 바닥이었던 때”라고 털어놓은 시점이다.
좌절감을 느낀 시간이었지만, 김하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일단 장점인 수비력으로 빅리그 안착을 노렸다.
당시 샌디에이고 수비 코치였던 디커슨은 “김하성은 항상 눈을 반짝이며 내 말을 경청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디커슨 코치는 내가 빅리그 수준의 수비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샌디에이고 고문인 박찬호도 김하성에게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고자 애썼다.
짜릿한 순간도 있었다.
김하성은 2021년 6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 5회 대수비로 출전해, 5-5로 맞선 8회말 결승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당시 홈팬들은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서자 “하성 킴”을 연호했고, 김하성은 결승 홈런으로 화답했다.
김하성은 “당시 나는 백업 선수였다. 그런 응원이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하지만, 팬들의 응원은 곧 동기부여가 됐다.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그런 응원이 나를 ‘허슬 플레이어’로 만든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지난해 타격 성적을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으로 끌어 올리고,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 글러브 후보로도 꼽히며 ‘풀타임 빅리거’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샌디에이고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다.
김하성은 8일까지 타율 0.271, 17홈런, 55타점, 31도루를 올렸고, 수비에서도 샌디에이고 내야진의 핵으로 활약했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이 한국인 빅리거 중 최초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MLB닷컴이 8일에 공개한 최우수선수 모의 투표에서 김하성은 ‘득표’에 성공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김하성은 이미 슈퍼스타”라고 소개했다.
빅리그 연착륙에 성공한 김하성은 이제 자신을 롤모델로 삼는 한국 야구 후배들을 떠올리며 더 힘을 낸다.
김하성은 “‘김’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이다. 많은 분이 나를 ‘김하성’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한국에는 재능 있는 젊은 선수가 많다.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으면 후배들을 향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현재 내게 가장 큰 동기부여다. 미래에는 빅리그에서 더 많은 한국 선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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