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 가동하고도 웨일스전 0-0 무..영국 매체 “선수 개인기 의존”
‘재택 근무’ 논란과 함께 무색무취 전술도 도마..13일 사우디전도 우려
‘재택 근무’ 논란 속에 이번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불신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피파랭킹 28위)은 8일(한국시각)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A매치 웨일스(피파랭킹 35위)전에서 답답한 공격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 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도 첫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2-2), 우루과이(1-2)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6월 A매치에서는 페루(0-1)에 패하고 엘살바도르(1-1)와 무승부에 그쳤다. 지금까지 통산 전적 3무2패. 역대 한국 축구 외국인 감독 중 부임 후 5경기 째 승리가 없는 것은 클린스만 감독이 유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맞이한 첫 원정경기에서 최전방에 조규성을 세우고 좌우에 이재성-홍현석을 배치했다. 2선 중앙에 놓은 손흥민에게는 프리롤을 부여했다. 중원은 황인범-박용우로 채웠고, 포백은 이기제-김민재-정승현-설영우로 구성했다. 골문은 이날도 김승규가 지켰다.
대표팀 합류 직전 치른 경기에서 유럽파는 매우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손흥민은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황희찬도 시즌 2호골을 맛봤다. 홍현석도 멀티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에 합류해서는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강인을 제외하고 손흥민-김민재 등 최정예 멤버를 구축한 클린스만호는 ‘캡틴’ 손흥민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 하나 외에는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임 당시 화끈한 공격축구를 예고했던 클린스만 감독도 경기 내내 고개를 갸웃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에 처음 모여 훈련을 시작했다. 성장에는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지만, 그런 클린스만 감독을 지켜보는 축구팬들의 반응은 곱지 않다.
당연한 반응이다. 출범 다섯 번째 경기에서도 확실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로 일관했다. 높은 점유율을 찍으면서도 한국의 장점이었던 빌드업은 찾아볼 수 없고, 중원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도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지언론들도 “선수 개인기에 의존하는 단순한 경기 내용의 반복이었다”고 꼬집었다.
모든 것을 ‘재택 근무’ 탓으로 돌릴 수 없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지금과 같은 대표팀 운영 방식이라면 나아질 것 있겠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당장 사우디아라비아전(13일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 전망도 밝지 않다. 피파랭킹 54위의 사우디는 웨일스보다 랭킹이 더 낮은 팀이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사우디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잡는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SAFF)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인터밀란(이탈리아),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등을 지휘하면 굵직한 성과를 거뒀던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58·이탈리아)와 지난달 28일 4년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 매체들은 만치니 감독의 연봉이 2500만 유로(약 356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치니 감독 역시 클린스만 감독처럼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선수 구성만 놓고보면 한국이 사우디에 앞서지만,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있는 지금의 분위기라면 낙관적인 전망은 내놓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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