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이 드디어 순위표 1위에서 완전히 사라질 조짐이다. 8년간 없었고 6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1위라니. 이래서 레전드 오브 레전드, GOAT라는 말이 나온다.
4일 현재 KBO 통산순위표 기준 두산 이승엽 감독이 1위를 지키고 있는 파트는 홈런과 득점, 루타다. 467홈런과 1355득점, 4077루타. 올 시즌 개막하기 전에는 2루타(464개)와 타점(1498개)도 1위였다. 그러나 KIA 타격장인 최형우가 훌쩍 넘겨버렸다. 올 시즌 부활한 최형우는 484 2루타, 1535타점으로 이승엽 감독에게서 훌쩍 달아났다.
이승엽 감독의 ‘타이틀 벨트 해제’가 또 벌어진다. 최정이 3일 인천 KIA전서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했다. 5회말 무사 1루서 KIA 사이드암 박준표에게서 투심과 커브를 네 차례 연속 파울 커트한 뒤 142km 투심을 잡아당겨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 한 방으로 시즌 80득점이자 통산 1354득점을 기록했다. 이제 1점만 더 하면 1355득점으로 이승엽 감독과 함께 통산득점 공동 1위에 오른다. 당장 5~7일 대전 한화 3연전서 이 감독을 제치고 단독 1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이승엽 감독이 순위표 1위를 지키는 건 KBO 홈페이지 기준 누적기록에서 홈런과 루타만 남는다. 루타의 상징성이 크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남는 건 홈런이다. 마지막 자존심과도 같은, 이 감독의 상징이자 분신과도 같은 통산홈런 1위도 결국 2024시즌에는 최정에게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갈 것이다.
최정은 3일 투런포로 시즌 25호포 및 개인통산 454홈런을 마크했다. 이 감독의 467홈런에 13개 차로 추격했다. 아직도 시즌은 1개월 정도 남아있다. 최정 역시 이 감독의 현역 시절처럼 몰아치기에 능하다. 후반기 페이스를 볼 때 올 시즌에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고, 결국 2024시즌 초반에 1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스스로 2022년 연말 시상식에서 2024시즌쯤 역전을 예상했다.
어떻게 보면 이래서 이 감독이 대단한 것이다. 사실 이 감독의 일본프로야구 통산성적까지 더하면 여전히 홈런, 타점, 2루타, 득점 등 통산누적기록은 최정이나 최형우가 넘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감독은 일본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8년간 뛰었다.
8년의 핸디캡을 안고도, 2017년 은퇴 후 6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통산홈런과 득점 1위이며, 2루타와 타점 2위다. 현역 통산 2루타 2위가 손아섭(NC, 416개)이고, 현역 통산 타점 2위가 1442개의 최정이다. 이 감독이 당장 통산 3위로 안 내려간다는 얘기다. 타점의 경우 최정이 내년에 최형우에 이어 2위로 올라가면서 이 감독을 3위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정이 통산득점 1위로 곧 올라가면, 이 감독의 위대함이 새삼스럽게 또 한번 부각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GOAT이자 레전드 오브 레전드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정작 이 감독은 이걸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감독의 두산은 최근 KIA의 초상승세로 6위로 떨어진 상태다. 공교롭게도 최정이 이 감독을 위협할 동안 이 감독은 KIA와 주중 홈 3연전서 혈투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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