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0홈런에 WAR 1위, 타격 3관왕 페이스다. 그런데 홈런왕도, MVP도 불투명하다? 한화 거포 노시환(23)의 현실이다.
노시환이 2일 잠실 LG전서 생애 첫 30홈런을 돌파했다. 2018년 이성열(34홈런), 제라드 호잉(30홈런) 이후 5년만에 한화 30홈런타자가 탄생했다.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루서 LG 유영찬의 148km 패스트볼을 통타, 좌중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노시환은 타격 3관왕 페이스다. 타점도 88개로 1위, 장타율도 0.564로 1위다. 계량 부문은 아니지만 OPS도 0.950으로 리그 1위다. 2차 스탯도 훌륭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5.77로 리그 1위다. 조정득점생산력 162.5로 1위, 가중출루율 0.425로 1위, 승리확률기여도 0.425로 역시 1위.
1~2차 스탯을 보면 올 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라고 봐야 한다. 단순히 팀 성적과 MVP를 연관 짓는 시대는 지났다. 이젠 개개인의 가치를 좀 더 정밀하게 파악한 스탯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시즌 막판 급격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면, 생애 첫 MVP는 꿈이 아니다.
그러나 노시환은 홈런왕 포함 3관왕, WAR 1위에도 웃을 수 없다. 정황상 9월22일 전후로 시즌을 그대로 마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이 그때로 예정됐다. 대표팀은 국내에서 잠시 손발을 맞추고 항저우로 떠난다. 대회는 10월1일부터 7일까지다. KBO리그 정규시즌은 10월10일까지.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와서 경기에 나선다고 해도 많지 않을 것이다.
현실이 그렇다. 노시환이 홈런왕 타이틀을 지키지 못한 순간 MVP 레이스에서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 홈런 2위는 최정(SSG)이다. 24홈런으로 노시환에게 6개 뒤졌다. 그러나 노시환이 9월 말부터 빠지면 최정에게 최후의 추격을 위한 판이 깔린다.
최정은 워낙 홈런왕 경험이 많고 몰아치는 맛이 좋다. 6개 차는 단숨에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지만, 뒤집기 불가능한 격차도 아니다. 특히 경험 많은 최정이라면 시즌 막판 레이스가 흥미로워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정은 장타율(0.538)도 노시환(0.564)을 2푼6리 차로 추격 중이다. 타점은 81개의 오스틴 딘(LG)이 노시환을 위협한다.
노시환으로선 아시안게임 차출 탓에 타격 3관왕 페이스임에도 타격 3관왕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타격 3관왕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MVP 레이스에서 에릭 페디(NC)에게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페디는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페디가 8월에 다소 흔들렸다는 게 변수다. 특히 1점대 평균자책점 재진입은 그렇게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클래스가 남다른 투수라서 금방 정비할 가능성이 크다. 페디가 9월부터 다시 힘을 내서 다승왕과 20승에 성공하고, 1점대 평균자책점을 못해도 최대한 근접하면서 1위를 탈환하면 MVP 주인공은 알 수 없게 된다. 노시환으로선 아시안게임에 가기 전에 최대한 스탯을 쌓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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