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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휴식에도 여전했던 대투수 이닝 욕심, ‘잔여 경기 최다’ KIA에는 천군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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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이 1일 인천 SSG전에서 7회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일 인천 SSG전에서 7회 투구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은 마음은 복귀 전이나 후나 항상 똑같다. 최대한 중간 투수들에게 부담을 안 주는 것이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투수’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의 이닝 욕심 혹은 책임감은 열흘 휴식 후에도 여전했다. 때로는 그 과한 책임감 탓에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도 있었으나, 잔여 경기를 가장 많이 남겨둔 현재 KIA에는 없어서는 안 될 무기다.

양현종은 1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KIA의 10-2 대승을 이끌었다.

흠잡을 곳 하나 없는 피칭이었다. 4회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좌전 안타, 박성한의 볼넷으로 인한 2사 1, 2루가 가장 큰 위기였을 정도다. 허용한 정타(시속 152.9㎞ 이상의 타구)도 에레디아의 안타 하나뿐이었다. 이날 양현종은 7회까지 직구 50개, 체인지업 32개, 커브 8개, 슬라이더 8개 등 총 98개의 공을 던지며,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3, 4회를 제외하고는 매 이닝을 공 15개 안에 끊었다. 무엇보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위력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8㎞까지 나왔고 체인지업으로는 많은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6번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6번의 헛스윙 중에는 SSG 중심 타자 최정과 에레디아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었다.

이로써 양현종은 복귀 후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며 시즌 7승(7패), 통산 166승을 거뒀다. 166승 중 선발승이 164승으로 양현종은 이번 승리로 송진우(은퇴)를 제치고 KBO리그 역대 최다 선발승 1위에 올랐다. KBO리그 역대 최다승 1위의 송진우는 210승 중 163승이 선발승이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선발승) 기록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통산 선발승보다는 올 시즌 7승을 거둔 것이 기분 좋다. 팀이 연승 중이라 조금이라도 팀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현종이 1일 인천 SSG전 승리로 통산 164번째 선발승을 달성한 뒤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일 인천 SSG전 승리로 통산 164번째 선발승을 달성한 뒤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열흘 간의 휴식을 가졌다. 이닝 소화를 가장 목표로 하던 양현종이었으나, 후반기 첫 3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7.71로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휴식을 권하는 코치진의 조언을 따랐다.

그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은 마음은 복귀 전이나 후나 항상 똑같다. 최대한 중간 투수들에게 부담을 안 주는 것이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내가 (힘든 것을) 참고 던지는 것이 팀에 너무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쉬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감독, 코치님들이 쉬라고 해주셔서 정말 한 2~3일은 야구장도 가지 않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때였는데 감독님께서 정말 팀이 힘든 시기였는데도 휴식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재활군에 있으면서 그곳의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나를 돌아보게 됐다. 또 내가 빠져 있는데도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줘서 복귀했을 때도 크게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내 역할만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던 것이 잘 던지고 있는 비결 같다”고 덧붙였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돌아와 줘 더욱 반갑다. 최근 KIA는 이의리가 어깨 부상으로 열흘간 결장하고 대체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마저 오른쪽 주관절(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부분 손상 및 충돌증후군 소견으로 최소 3주 재활 진단이 나오면서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36경기로 10개 팀 중 가장 많은 잔여경기를 남겨둔 탓에 3번의 더블헤더 등 일정이 빡빡해 선발 투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이런 가운데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쌩쌩한’ 양현종은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2014년부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 중인 그는 타이거즈 대선배 이강철 현 KT 위즈 감독이 세운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1989~1998년)를 목표로 했다. 그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KIA의 가을야구도 현실이 된다.

양현종은 “개인적으로 이강철 감독님의 그 기록을 넘을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해 그 기록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면서 “최근 우리 팀은 원정에서 아쉽게 가을야구를 마무리했었다. 당연히 가을야구가 목표지만, 더 나아가서는 광주 팬분들과 함께 가을야구 축제를 즐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5위가 아니라 3, 4위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 목표를 위해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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