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주형. /뉴스1 DB ⓒ News1 안은나 기자 |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이정후 빠진 키움과 처음 맞붙는다.”
1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한 마디로 키움의 전력이 약해진 이후로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다는 이야기였다.
실제 키움은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급격한 하향세를 타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정후가 없는 키움 타선의 무게감은 극명히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감독과의 바람과 달리 KT는 이정후가 빠진 키움과의 첫 만남에서 에이스 고영표를 내고도 2-6으로 패했다.
이정후는 경기에 나서지 않았지만 그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이정후가 전수한 ‘고영표 공략법’을 전수받은 신예 이주형(22)이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주형은 4타수 3안타 1득점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고영표와는 3타석을 상대했는데 1회 첫 타석에선 2타점 3루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만드는 2루타를 때렸다.
두 번이나 장타로 고영표를 흔들어놓은 탓에 KT 에이스는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행진마저 끊겼다.
이주형은 경기 후 “1회부터 앞 타자들이 득점권 상황을 만들어 줬다”면서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것이 승리까지 이어져 더욱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고영표를 상대로 2개의 장타를 때려낸 비결은 공략법을 귀띔 받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형은 “경기 전에 (김)재웅이형이 고영표 선배의 공략법을 알려주셨다. (이)정후형한테 들은 것이라고 하더라”면서 “공이 눈 앞에 뜨면 치라고 하셨는데 운 좋게 그런 공이 왔다”고 설명했다.
김재웅은 이정후와 입단 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평소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었던 것을 이주형에게 전달해줬는데,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지난 7월 최원태가 LG 트윈스로 건너갈 때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온 이주형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현재까지 47경기에서 0.331의 타율에 4홈런 2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정후의 중견수 자리까지 물려받으며 ‘이정후 후계자’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이주형은 “중견수로도 나오지만 지명타자로도 한 번씩 출전하면서 체력 관리가 잘 되다보니 결과도 더 잘 나온다”면서 “감독님과 트레이닝 팀이 잘 신경써주셔서 감사하다. 시즌 끝까지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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