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배출한 마지막 도루왕 이대형(40) SPOTV 해설위원은 신민재(27)를 바라보며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LG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는 3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대형 위원은 “팀 컬러, 아시안게임 변수 등을 고려하면 신민재가 도루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해설할 때는 공정해야 하지만, 신민재의 도루왕 도전은 응원한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30도루를 채웠다.
LG 선수가 단일 시즌에 30도루 이상을 기록한 건, 2013년 오지환(30도루) 이후 10년 만이다.
신민재가 남은 시즌 활발하게 다음 베이스를 노리면, 2010년 이대형 해설위원 이후 13년 만에 ‘LG 출신 도루왕’이 탄생한다.
신민재는 ‘서사’가 있는 선수다.
그는 인천고를 졸업한 2015년 다소 작은 체구(키 171㎝, 몸무게 67㎏) 탓에 프로 구단에 지명받지 못했다.
두산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신민재는 1군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2019년에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섰던 그의 역할은 짧은 순간 그라운드에 서는 ‘대주자’였다.
올해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4월 28일에야 처음 타석에 섰다.
염경엽 감독은 5월 말부터 신민재를 2루수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신민재는 타격에도 재능을 보이며 주전 2루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회를 잡은 신민재는 이제 개인 타이틀 획득에도 도전한다.
신민재에 이어 정수빈(두산)이 도루 26개로 이 부문 2위를 달린다.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 도루왕에 오른 박찬호(KIA 타이거즈), 2021년 도루 1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22개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대형 위원은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하는 선수가 신민재”라며 신민재가 다른 선수와의 경쟁을 뚫고 개인 첫 타이틀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나도 4시즌 동안 대주자로 뛰었다. 대주자에 머물지 않고자, 주 무기인 주력을 살리고 약점인 타격을 보완해 주전 선수가 됐다”며 “신민재도 나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신민재가 ‘이대형 이후 LG가 낳은 도루왕’ 타이틀을 얻으면, 나도 뿌듯할 것”이라고 웃었다.
염경엽 LG 감독도 신민재의 도루 1위 등극을 기대한다.
염 감독은 “우리 팀 선수가 개인 타이틀을 최대한 많이 차지했으면 좋겠다”며 “신민재가 지금처럼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꼭 타이틀을 얻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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