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LG 트윈스)가 선발진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을까.
켈리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2019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지난해까지 통산 114경기(697이닝)에서 58승 31패 평균자책점 2.89를 작성하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특히 2022시즌에는 27경기(166.1이닝)에 출격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켈리는 올해 들어 주춤했다. 이번 두산전 전까지 24경기(141.1이닝)에 나섰지만, 8승 7패 평균자책점 4.39에 그쳤다. 체인지업(올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 0.364)의 구종 가치가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 그러자 강력한 패스트볼(패스트볼 피안타율 0.336)마저 힘을 잃었고, 그는 부진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켈리는 마지막 등판이었던 2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85개의 볼을 뿌린 그는 6이닝을 3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 롯데 타선을 꽁꽁 묶으며 시즌 8승째를 올렸다. 개막 후 무려 24경기 만에 나온 그의 첫 무실점 경기였다.
무엇보다 체인지업이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튿날인 25일 만났던 염경엽 LG 감독도 “제구력이 좋았다. 체인지업의 각도도 괜찮았다. 체인지업을 구사할 때 안타가 하나도 안 나왔다”고 흡족해 했다.
이런 와중에 LG의 선발진을 꿋꿋이 지켰던 우완 아담 플럿코(11승 3패 평균자책점 2.41)가 최근 예상치 못한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켈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지난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좌측 내전근 통증을 호소한 플럿코는 MRI 검사 결과 좌측 골반뼈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는 4~5주가 걸릴 전망이다.
플럿코가 빠지며 LG는 켈리, 최원태, 임찬규, 정우영, 김윤식으로 선발진을 꾸릴 전망이다. 분명 모두 경쟁력이 있는 투수들이지만, 현재 순위 싸움이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에이스의 존재는 꼭 필요하다. LG 입장에서 역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예년의 위력을 되찾는 것이다.
특히 LG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모두 무릎을 꿇으며 3연패에 빠져있다. 시즌 성적 65승 2무 41패로 여전히 단독 1위를 지키고 있으나, 2위 KT위즈(62승 2무 47패)에 4.5경기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일단 연패 탈출이 시급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켈리의 호투가 절실하다.
지난 24일 롯데전이 끝나고 ”그 누구보다 (연습을) 죽도록 열심히 해서 가능한 등판할 때마다 좋은 투구를 하는 것이 목표다. 내 최고의 모습은 이제 조만간 곧 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전한 켈리. 과연 그는 쾌투로 위기에 몰린 LG를 구할 수 있을까. 많은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한편 두산은 이에 맞서 우완 곽빈을 출격시킨다. 올 시즌 18경기(102이닝)에 나선 그는 10승 6패 평균자책점 2.74를 마크 중이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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