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축구 도사’가 됐다.
토트넘 홋스퍼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 딘 코트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0 승리, 2경기 연속 클린시트 및 2연승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후 토트넘은 분명 달라졌다. 과거 답답한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버리고 적극적인 카운터 어택,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쏘니’ 손흥민이 있다. 그는 올 시즌에 앞서 합류한 매디슨과 환상 호흡을 자랑하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왼쪽 측면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돌파와 스피드는 여전하다. 여기에 경기 운영, 그리고 킬 패스 등 자신이 가진 재능을 모두 발휘하고 있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 2경기 풀타임 등 손흥민이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시간은 매우 길다. 그러면서도 좋은 경기력을 끝까지 유지하고 있다.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지만 손흥민은 오히려 축구적으로 더 성장한 모습이다. 마치 ‘축구 도사’가 된 듯하다.
본머스전에서의 손흥민 역시 빛났다. 풀타임 출전, 그리고 클루세프스키의 추가골을 간접적으로 돕는 역할을 해냈다. 우도지와의 원-투 플레이 이후 문전으로 달린 클루세프스키가 슈팅으로 마무리, 추가골을 터뜨렸다.
공격 포인트를 올릴 기회도 적지 않았다. 손흥민은 전반 15분 매디슨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다. 전반 22분에는 사르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했으나 역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2번의 상황 모두 슈팅만 정확했다면 충분히 어시스트를 챙길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손흥민은 충분히 본머스전 승리를 즐겼다. 그는 경기 후 개인 SNS를 통해 “좋은 느낌, 재밌는 경기, 좋은 퍼포먼스였다. 원정 온 팬들도 대단했다. 즐거운 주말 보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만큼 토트넘의 상승세는 손흥민을 충분히 웃게 하고 있다. 개인 기록을 떠나 팀 성적만 보면 대단히 좋은 출발이다. 다만 과거처럼 완벽한 슈팅 기회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패스를 선택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3경기 연속 지난 시즌들과는 전혀 다른 플레이 스타일로 나서고 있어 이해할 수 있지만 시원한 슈팅과 골 장면을 보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리그 최정상급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손흥민 존’으로 불리는 위치에서의 슈팅은 전매특허.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이러한 모습은 보이지 않은 손흥민이다.
물론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 변화가 토트넘의 상승세에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불어 매디슨과 클루세프스키가 골 맛을 보며 전방에서도 득점을 신고하고 있다. 곧 손흥민에게도 차례가 온다.
현재 손흥민에게 있어 유일한 아쉬움은 눈에 보이는 기록, 즉 골이다. 공격 포인트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다.
한편 손흥민은 지난 맨유전과 같이 공격 포인트 없이도 높은 평점을 받았다. 「소파스코어」는 결승골을 터뜨린 매디슨(8.3) 다음으로 높은 8.0을 선물했다. 「폿몹」 역시 득점을 기록한 매디슨(8.1)과 클루세프스키(8.2), 클린시트를 기록한 비카리오(8.2) 다음으로 높은 8.0으로 평가했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