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월드컵 우승 이후 선수에게 기습 키스를 해 논란이 됐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회장이 사퇴를 거부했다. 선수들이 반발하며 성대결 양상으로 가고 있다.
‘AP’ 등 현지 언론은 26일(한국시간) 루비알레스 회장이 협회장 사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루비알레스는 앞서 호주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한 뒤 진행된 시상식에서 팀의 공격수 제니 헤르모소의 입술에 갑자기 키스를 해 논란이 됐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스페인 문화체육부 장관까지 나서 그의 행동을 비난하며 사퇴 여론이 들끌었다. 일부 스페인 언론들은 그의 사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사퇴를 거부했다.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긴급 회의를 소집한 그는 자신을 “가짜 페미니스트들의 마녀사냥의 희생자”로 묘사하며 사퇴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루비알레스는 헤르모소와 키스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히며 “딸들에게 하는 키스와 똑같았다”고 주장했다.
AP는 그가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자 회의장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박수를 친 이들중에는 팀 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선수들의 반발을 샀으며 월드컵 결승 도중 여자 코치의 가슴을 몰래 만지는 장면이 포착됐던 호르헤 빌다 여자대표팀 감독도 있었다.
빌다는 지난해 대표팀 선수 15명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을 때 루비알레스 회장의 지지를 얻으며 대표팀 감독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루이알레스가 회장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여자대표팀 운영을 맡았던 라파엘 델 아모 부회장은 사임을 발표했다.
키스 사건이 터진 이후 “자연스런 제스처”라며 쿨한 모습을 보였던 헤르모소는 태도를 180도 전환했다.
그는 선수노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당시 키스가 합의된 행동이 아니었다며 “나는 누구든 내 말을 의심하는 이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는 것은 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성명에는 22명의 대표팀 동료를 비롯한 총 58명의 선수들이 함께 서명했다. 이들은 “현재 협회 지도부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더 이상 스페인을 위해 뛰지 않겠다”며 대표팀 참가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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