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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사사구 41개? 무엇이 문제인가요?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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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심판 시범 운영 당시 모습.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제공
로봇 심판 시범 운영 당시 모습.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제공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봉황대기는 2024 신인지명회의를 앞두고 각 학교 유망주들이 자신의 재주를 드러낼 마지막 대회이면서도 고교 3학년생들의 실질적인 마지막 무대이기도 하다.

물론, 전국체육대회가 남아있지만 이는 드래프트 이후 시행하기에 사실상 진로가 마감되는 이 시기가 선수들에게는 중요하다. 특히, 프로 스카우트 팀도 어느 선수가 막판에 두각을 나타낼지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해에는 ‘미스터 100마일’로 손꼽힐 만 한 유망주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제구력과 구속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때에 따라서는 내년 1군 무대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좋은 인재들이 많아질수록 프로야구의 질적 발전도 같이 이루어지는 법이다.

사사구 합계 41개, 경기당 평균 두 자릿 수 사사구
단순히 더워서 그런 것인가? AI 로봇 판정 문제?
아니면 기본이 안 되어 있는가?

그런데, 이러한 고교야구의 이면에는 ‘제구력’이라는 명암도 존재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갓 데뷔한 신인들도 고교 시절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프로에서는 반드시 제구력이라는 과제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탈고교급 인재였던 키움의 장재영만 해도 160km 속구에 비해 아직은 본인의 재주를 100%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신인 시절의 안우진도 마찬가지였다.

제구력 문제를 프로에서 어느 정도 해결한다 해도 고교야구 전국 무대에서 수많은 사사구가 나오는 장면까지 가볍게 봐서는 곤란하다. 일례로 22일 열린 봉황대기 2회전 다섯 경기에서는 총 106개의 사사구가 나왔는데, 경기당 평균 21.2개(팀당 평균 10.6개)에 해당하는 상당히 부끄러운 숫자다. 특히, 제물포고와 백송고의 경기에서는 무려 41개의 사사구가 나왔는데, 양 팀 합쳐 15명의 투수가 등판하여 두 명의 투수를 제외하고 모두 사사구를 기록했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투수들의 기본 기량이 잘 안 됐다거나, 아니면 기초가 잘 안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할 만하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이렇게 많은 사사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진실로 기본을 잘 안 갖춘 선수들이 등판할 수도 있지만 아직 어린 선수들인 만큼 외부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가 AI 로봇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을 못 했을 가능성이다. 이미 현장 지도자들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여 스트라이크 존 재구성까지 이루어진 만큼 첫 시행에 따른 시행착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다만, 로봇 심판의 볼판정으로 적어도 경기에 임하는 양 팀 선수들이 서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요인이다. 때로는 ‘볼 같은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같은 볼’ 때문에 선수들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사사구가 많아진 요인 중 하나로 이 부분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낟.

또 다른 이유로 유난히 무더운 기온을 들 수 있다. 더구나 목동구장은 야간 경기를 진행한다 해도 무조건 9시 이내에 마쳐야 한다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대부분 아침과 대낮에 경기를 해야 한다. 투수들이 아무래도 제 컨디션으로 준비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이 점은 목동구장 시설 개선과 인근 주민들간의 끊임 없는 소통, 그리고 KBO의 지원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야간 경기 재개장이라는 대안으로 풀 수 있다.

AI 로봇 심판, 기후 문제, 그리고 다른 외부 요인을 감안한다 해도 고교생들의 많은 사사구 숫자에는 분명히 지도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결국 이 모든 문제도 선수들 스스로 극복해야 하며, 특히 프로에서는 이러한 외부 요인을 탓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를 과외로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설 레슨장이 등장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본’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선수들 스스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MHN스포츠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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