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 머무는 클린스만 감독은 17∼18일 언론사별로 한국 기자들과 비대면 간담회를 가졌다.
잦은 해외 출장과 휴가로 ‘외유 논란’에 휩싸인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해 마련된 자리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의 일상에 관해 설명하면서 “한국어 연습을 하고 있다. 아직 어렵긴 하다”고 말했다.
아직 단어의 의미를 알아가는 단계는 아니고, 한글을 익혀나가고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는 “쑥스럽고 부끄럽겠지만, 자신이 생기면 한국어를 좀 해보겠다.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길을 가다 보면 광고 문구의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뜻은 모르지만 조금 읽을 수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이다. 한국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한국에 대해 빨리 배우고, 내년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생활에 대해서는 “한국은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다. 사람들은 매우 예의가 발라 매번 놀라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한국어를 하려고 노력한 감독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은 아니다.
2014∼2017년 대표팀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어로 미리 준비해 온 말을 하곤 했다.
2019년부터 여자 대표팀을 지휘해온 콜린 벨 감독은 한국어 공부에 가장 열성적인 사령탑이다. 공식 석상에서 중요한 메시지도 한국어로 할 정도다.
두 감독의 한국어 사용은 이들에 대한 팬들의 호감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이 결국 바라는 것이 ‘한국어 실력’이 아닌 ‘승리’라는 점은 명확하다.
성적과 경기력 모두 안 좋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와 관계를 ‘파국’으로 끝냈다.
여자 대표팀이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1무 2패의 성적으로 조별리그 탈락하자 벨 감독을 향한 신뢰도는 많이 하락한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슈틸리케 감독과 벨 감독(영국 이중국적),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 모두 독일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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