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중심 타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기 위해 노력하겠다.”
오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중심 타선을 책임져야 할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포부를 전했다.
지난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노시환은 올해까지 한화에서만 활약 중인 우투우타 내야수다. 지난시즌까지 통산 420경기에서 타율 0.250(1337타수 334안타) 37홈런 199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인 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발돋움했다. 20일 경기 전 기준으로 성적은 102경기 출전에 타율 0.308(400타수 123안타) 29홈런(1위) 85타점(1위) OPS(출루율+장타율) 0.980(1위)이다.
이처럼 기량을 만개시키며 데뷔 첫 30홈런 고지에 1개 만을 남겨놨음에도 최근 만난 노시환은 홈런 욕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홈런에 대한 생각을 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최근 들어서는 힘을 많이 빼고 있다. 온 힘을 다해 치지 않는다. 50% 정도의 힘 만으로 가볍게 정확히 배트 중심에 맞춘다면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굳이 힘들이지 않고 중심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다 보니 최근에 홈런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노시환의 성장에는 히팅 포인트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도중 만났던 최원호 한화 감독은 노시환의 장타가 늘어난 것에 대해 “히팅 포인트를 앞에 놓고 있다. 대개의 경우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둘 경우 변화구를 못 치는데, 노시환은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추면서 변화구까지 친다. 그러니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시환 역시 “히팅 포인트를 바꾼 것이 가장 크다. 타격폼도 미세하게 바뀌었지만, 히팅 포인트 조정 외에는 크게 바꾼 것은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29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며 데뷔 첫 홈런왕을 향해 순항 중인 노시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이 부문 2위 최정(21홈런·SSG랜더스)이다. 다소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노시환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2주 간 최정이 특유의 몰아치기를 선보인다면 홈런왕 경쟁은 더욱 뜨거워 질 수 있다. 최정은 또한 노시환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노시환은 “최정 선배님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부상도 없이 매 시즌 꾸준히 3루수에서 버티고 있다. 야구를 하다 보면 부상이 있을 수 있다. 저는 지난해도 그렇고 재작년에도 부상이 있어서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꾸준함을 담고 싶다”며 “지난해 제가 안 됐을 때 (SSG와 경기할 당시) 더그아웃에 찾아가서 노하우 등을 물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시환은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엔트리를 봤을 때 그만큼의 파워를 가진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시환은 “국가대표 중심 타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아직 타순이 나온 것은 없지만, 중심 타선을 생각하면서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어떤 타순에 배치 받더라도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타석에서도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등학교 당시 청소년 대표 이후로는 태극마크가 처음이다. 기대가 되기도 하고, 첫 (성인) 국가대표여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좋은 경험도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제 야구 인생에서 절호의 기회다. 잘하고 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 최근 대표팀은 악재를 만났다. 핵심 타자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사실상 출전이 무산된 것.
노시환은 “(이)정후 형이 빠져 많이 아쉽다. 경험도 많고 일본 투수들이나 대만 투수들을 많이 상대해 봤기 때문에 그런 노하우들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알려줄 수 있는 형이었다. 빠지면서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면서도 “그렇지만 이겨내야 한다. 정후 형이 빠졌다고 경기에 지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지금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도 충분히 금메달을 따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합력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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