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 뒤에도 견고한 제구 유지…444일 만에 선발승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투수 생명을 건 수술과 13개월의 재활을 마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누구보다 류현진 자신이 재활 성과에 만족한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실점(비자책) 2볼넷 3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직구(40개) 최고 구속은 최고 시속 147㎞(91.1마일), 평균 시속 142㎞(88.4마일)로 수술 전보다는 낮았지만, 구석을 찌르는 제구로 후반기 메이저리그 득점 1위 컵스 타선을 제압했다.
주 무기 체인지업(24개)은 날카롭게 떨어졌다. 류현진이 잡은 삼진 3개의 결정구는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커터(12개)와 커브(10개)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경기 뒤 류현진은 “지난 경기부터 모든 구종의 제구가 예전처럼 잘 됐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내가 원하는 지점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30대 중반에 재활 1년 이상이 걸리는 수술을 받고 이탈하자, 현지 언론은 류현진의 재기에 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류현진은 묵묵히 재활에 전념했다.
류현진의 통역 박준성 씨는 “더니든에서 긴 재활을 하는 동안 나는 빨리 빅리그 팀에 복귀하고 싶었다. 솔직히 너무 지겨웠다. 그런데 류현진은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며 “재활을 함께 하며 류현진을 더 존경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달 2일 빅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은 수술 후 세 번째 등판에서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승리를 챙긴 건 지난해 5월 2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5이닝 6피안타 2실점) 이후 444일 만이다.
류현진은 “수술 후 첫 불펜 피칭을 할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며 “한 번도 재활 훈련을 멈춘 적이 없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고, 지금 나는 결과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실제 류현진은 재활 후 3경기에서 ‘빅리그 경쟁력’을 증명했다.
올해 성적은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57이다.
복귀전이었던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5이닝 9피안타 4실점)에서만 주춤했을 뿐,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과 14일 컵스전에서는 9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벌였다.
토론토는 17연전 기간에 류현진을 선발진에 추가해 ‘6선발’ 체제로 선발진을 운용했다.
17연전은 끝났고, 토론토는 5선발로 다시 선발진을 재편했다. 견고한 투구를 한 류현진이 선발진에 남았고, 알렉 마노아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류현진은 특유의 다양한 구종과 제구를 무기로, 다음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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