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흐름 바꾸는 플레이…”야구 지능 대단해”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NC 다이노스의 주전 2루수 박민우(30)는 지난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 6-2로 앞선 8회말 수비 때 보기 드문 행동을 했다.
본인의 로진이 이상하다며 벤치에 교체 요청을 했다.
NC 관계자는 급하게 새 로진을 들고 그라운드에 나와 교체했다.
의도된 행동이었다.
당시 무사 1루 위기에서 등판한 NC 불펜 투수 류진욱은 제구가 흔들리고 있었다.
상대 팀 대타 앤서니 알포드에게 중전 안타, 대타 박병호에게 희생플라이,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고, 문상철 타석 때 폭투를 던졌다.
이상한 느낌을 받은 박민우는 경기를 끊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경기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머리를 썼다.
박민우는 로진을 바꾸면서 마운드로 다가가 류진욱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기도 했다.
박민우의 행동은 kt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류진욱은 자기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NC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7-3으로 승리했다.
박민우는 지난 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1-2로 뒤진 6회말 수비에서 상대 팀 선두 타자 최정의 땅볼을 NC 3루수 최보성이 송구 실책하고 구원 등판한 불펜 김영규가 폭투를 던지자 타임을 불렀다.
그는 야구화 끈이 풀렸다며 그 자리에 앉아 끈을 고쳐 맸다.
이 역시 SSG의 흐름을 끊기 위한 플레이였다.
김영규는 추가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박민우는 노련한 선수다. 공격, 수비뿐만 아니라 경기의 흐름까지 살핀다.
뛰어난 상황 판단과 팀에 필요한 플레이를 펼치며 야수진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민우의 뛰어난 감각은 NC의 활력소가 되는 분위기다.
강인권 감독은 12일 kt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박민우는 야구 지능이 대단한 선수”라며 “공격, 수비뿐만 아니라 경기 흐름까지 생각한다.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사실 NC는 올 시즌 내야진의 구심점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 내야 주축이었던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 3루수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이 이적하면서 경험이 적은 선수들로 물갈이됐기 때문이다.
포수 박세혁도 이적 첫 해라 리더 역할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박민우는 눈에 보이지 않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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