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의 식전행사로 40여분 가까이 지연된 경기. 그럼에도 데이빗 로스 시카고 컵스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로스 감독은 1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경기를 5-4로 이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팀원 모두의 힘으로 거둔 승리였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이날 컵스는 4-4로 맞선 9회 코디 벨린저, 크리스토퍼 모렐의 연속 2루타로 결승점을 내며 이겼다.
그는 “벨린저의 리드오프 2루타가 컸다고 본다. 모렐의 2루타도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불펜이 정말 잘 던져줬다”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5이닝 3실점 허용한 선발 저스틴 스틸에 대해서는 “슬라이더의 깊이가 더해지며 날카로운 투구를 했고 구속도 올랐다. 공이 나오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며 호평했다.
이어 “계속해서 투수로서 진화하고 있다. 성숙되고 성장하는 모습 보여주고 있다”며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했다.
8회를 막아낸 줄리안 메리웨더에 대해서도 “불펜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말 좋은 시즌 보내고 있다. 초반은 조금 힘들었지만, 이후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극찬했다.
이날 경기는 원래 현지시각으로 오후 3시 7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43분 늦은 3시 50분에 시작됐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전 블루제이스 구단이 호세 바티스타의 구단 명예의 전당에 해당하는 ‘레벨 오브 엑설런스(Level of Excellence)’ 입회식을 가졌기 때문.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 본 로스 감독은 “정말 멋졌다”며 상대 구단의 식전행사에 대한 평을 내놨다. “은퇴 선수를 기념하는 자리였다. 그의 옛 동료들도 많이 참석했는데 나와 함께 뛰었던 선수들도 있었다. 멋진 순간이었고, 그와 그의 가족들을 위해 멋진 세리머니였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40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된 것에 대해서는 “방해가 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누구도 화내지 않았다. 즐겁게 지켜봤다. 그는 멋진 선수”라며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신 컵스는 이날 경기를 승리하며 블루제이스의 잔치를 망쳤다. 로스는 웃음과 함께 “우리가 이겼다고 해서 그의 하루를 망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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