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튼이 시즌 개막 직전 충격적인 감독 경질 이후 새로운 감독을 선임했다. 황희찬(27)의 거취에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황희찬이 활약중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울버햄튼은 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새로운 2023-24시즌을 앞두고 게리 오닐을 클럽의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젊은 감독인 오닐과 우리는 3년 계약을 맺었다. 오닐은 본머스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이끌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바 있다”며 새로운 감독 선임 오피셜을 띄웠다.
앞서 훌렌 로페테기 전 감독과 상호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한 지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나온 소식이다. 앞서 울버햄튼은 9일 오전 “로페테기 감독과 구단이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음을 받아들였고 계약을 원만하게 끝내기로 합의했다”며 상호 합의하에 계약 종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호합의 형식을 취했다고 알린 것일 뿐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후임자를 발표하면서 경질 형식을 취한 것을 사실상 외부에 알리게 됐다. 영국 언론들의 시선 역시 로페테기 감독은 구단과 갈등을 빚어 경질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다. 스페인 출신의 명장인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해 11월 울버햄튼 사령탑으로 취임한 지 불과 9개월만에 팀에서 떠나게 됐다. 특히 로페테기 감독은 당시 2승 4무 7패로 강등권인 19위에 머물러 있던 팀을 부임 이후 최종 11승 8무 19패의 성적으로 13위까지 끌어올리며 잔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PL 개막전을 불과 6일 남겨둔 시점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양자가 결별의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영국 언론들은 로페테기 감독이 많은 선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대체 선수 영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 즉 구단의 인색한 투자에 대해 불만을 보이자 울버햄튼이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시즌 로페테기 감독의 신뢰하에 기회를 얻었던 황희찬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시즌 황희찬은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19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으며 로페테기 감독에게 중용받았다.
새로운 감독 선임으로 이같은 신뢰 쌓기를 다시 시작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팀은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반대로 황희찬에게는 주전 경쟁에 나쁜 상황은 아니다.
앞서 울버햄튼은 베테랑 핵심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가 풀럼으로 이적했다. 거기다 또 다른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와 아다마 트라오레도 각각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났다. 공격진의 3명의 선수가 나간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의 보강은 늦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황희찬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울버햄튼 입장에선 당장 공격진의 누수에 더해 중원과 수비진에도 구멍이 났다. 이적시장 초기 수년간 구단의 핵심 미드필더였던 후벵 네베스가 사우디리그의 알 힐랄로 이적했다. 거기다 수비수 네이선 콜린스가 브렌트포드로 코너 코디가 레스터 시티로 각각 떠났다. 교체 자원으로는 충분히 활약이 가능하고 팀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던 베테랑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 역시 FA로 팀을 떠났다.
상황이 이런데 현재 울버햄튼은 구단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바 있었던 우측 풀백 맷 도허티를 복귀시키고 백업 골키퍼로 톰 킹을 FA 영입한 것인 큰 이적 확정의 전부다. 이대로라면 황희찬의 주전 경쟁은 무혈입성 수준일 가능성이 높고, 그 문제를 더나 2년 연속 시즌 초반 강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을만한 위기 상황이다.
울버햄튼의 구원투수로 나서게 된 40세의 오닐 감독은 21세기 울버햄튼의 최연소 감독이다. 또한 외국인 감독들을 주로 선임했던 울버햄튼에서 6년만에 구단의 지휘봉을 잡게 된 정식 영국 감독이란 타이틀도 붙었다.
울버햄튼의 맷 홉스 스포츠 디렉터(단장)는 “오닐 감독을 클럽에 데려오게 됐다는 소식을 알리게 돼서 매우 기쁘다. 그는 의욕이 넘치는 젊은 감독이고 확고한 원칙으로 팀을 이끈다. 오닐 감독이 우리와 함께 울버햄튼에서 많은 것을 성취할 것을 보게 될 수 있어서 기쁘다”라면서 “우리 팀의 서포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로페테기와의 작별에 슬퍼하고 실망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감독 교체가 클럽을 위해 흥미롭고 발전하는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낙관적으로 판단해도 좋을 것”이라며 서포터들을 달래기도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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