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만 아니었다면 모든 것이 완벽했을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4이닝동안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기록했다. 투구 수는 52개.
클리블랜드가 5할 승률에 못미치는 팀이고 최근 분위기가 안좋다고 하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이날 눈부셨다.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상대 타선을 묶었다.
포심 패스트볼 52개(50%), 체인지업 11개(21%) 커브 10개(19%) 커터 5개(10%)를 구사했다. 66.8마일의 커브부터 90.7마일의 패스트볼까지 다양한 구종의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가장 고무적이었던 것은 체인지업의 감각이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아홉 차례 스윙을 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5개가 헛스윙이었다.
2회 가브리엘 아리아스는 체인지업에만 3구 연속 헛스윙을 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패스트볼도 평균 구속은 88.8마일에 머물렀지만,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등판이 진행되면서 구속이 늘어나는 모습 보여줬다. 등판이 더 진행됐다면 구속이 더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를 가로막은 것은 상대 타선도, 클리블랜드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도 아니었다.
4회 2사 1루에서 오스카 곤잘레스의 강습 타구에 오른 무릎을 맞은 류현진은 이후 떨어진 타구를 주워서 1루에 던지는 과정에서 통증으로 쓰러졌다.
아웃은 잡았지만,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평소 그라운드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앞선 1회에도 상대 타구에 왼팔을 맞았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만 두 번이나 타구를 맞는 불운을 경험했다. 이날 투구 내용을 생각하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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