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투수 미들턴, 기강 무너진 화이트삭스 구단 분위기 폭로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신인 투수가 경기 중 불펜에서 잠을 잔다. 어떤 선수는 팀 미팅을 빼먹고, 어떤 투수는 수비 연습도 건너뛴다. 이러고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는다.”
미국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 투수 키닌 미들턴(29)이 전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의 현재 상황이다. 불펜 투수인 미들턴은 올해 화이트삭스에서 뛰다가 2일(한국시간) 양키스로 이적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이 미들턴의 말을 인용해 7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소개한 내용을 보면, 화이트삭스는 빅리그 구단으로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기강이 무너진 팀이다.
미들턴은 올해 1월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화이트삭스 구단에 왔을 때 “선수단 내규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각자 자기 일만 할뿐 하나의 팀으로서 선수들의 개인행동을 통제할 규율이나 지침이 없었다는 얘기다.
미들턴의 폭로를 입증할 자료는 많다고 ESPN은 덧붙였다.
미들턴은 “올해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했을 때 이런 비슷한 일이 지난해에도 많이 벌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수비 연습에 빠지지 말라’, ‘팀 미팅에 빠져선 안 된다’는 말을 하지도 않고,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그저 ‘OK’라고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선발 투수 랜스 린과 베테랑 구원 투수 켄덜 그레이브맨을 거론하며 “두 선수가 스프링캠프 때 팀을 떠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는데, 팀 문화를 만들려면 조직 내에서 아주 강력한 사람이 필요하며, 화이트삭스에서는 그 두 선수가 팀 내 기강을 세울 선수”였다면서 화이트삭스 선수단의 규율이 느슨해진 데에는 두 선수의 공백 탓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들턴처럼 린과 그레이브맨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각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각각 옮겼다.
미들턴은 현재 빅리그 3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내규를 시행하는 양키스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수염을 길러서는 안 된다는 규정에 따라 단정하게 면도하고, 팀 미팅에도 지각하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치러야 할 대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들의 ‘폭탄 세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화이트삭스가 6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에서 권투를 떠올리게 하는 집단 난투극으로 또 언론의 중심에 서면서 미들턴의 발언은 더욱 시선을 끄는 모양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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