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칼부림 사건 범인이 선글라스에 모자 등을 뒤집어쓰고 나타난 이유에 대해 전문가가 의견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4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전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백화점 일대에서 벌어진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이날 김현정 앵커는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연결해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김현정 앵커는 “범인 최 모씨가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검은 후드티에 검은 모자 뒤집어쓰고 검은 바지 입었다. 마치 일부러 색깔을 맞춘 듯한 느낌도 든다. 이것도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라고 이 교수에게 질문했다.
이 교수는 “요즘은 코로나 끝에 검은색 마스크가 한동안 유행을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검은색을 모두 입었다는 건 사실 큰 의미는 없을 수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경찰이 언급한 분열성 성격장애, 만일 이게 정신병력에서 나온 진단명이라면 그 분열성 성격장애는 사회적으로 전혀 어울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은둔하여 아주 비밀리에 자기 세상에 갇혀서 지내는 사람들일 개연성이 높아서 그런 사람들은 또 특히 지금 화려한 옷이나 자신을 드러내는 이런 옷들을 입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까 봐 이렇게 변장을 했다’ 이렇게만은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범인이 사건현장에 선글라스, 모자 등을 이용해 자신을 가린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아마 분열성 성격장애와 상당히 연관성이 있는 그런 특성일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앞서 발생한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을 모방한 범죄로 볼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이 교수는 의견을 남겼다.
이 교수는 “수법은 얼마든지 모방할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흉기를 저렇게 갑자기 휘두르면 많은 사람들이 다치는구나. 이런 것들은 충분히 어떤 동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정보, 트리거 이런 것들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게 전적으로 신림역 사건을 모방했느냐, 그건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지금 신림역 사건은 개인적인 취약성 같은 게 영향을 많이 주어서 지금 피해자가 모두 성별이 남성이었는데, 그런데 지금 양상을 보면 이 사람은 그야말로 무차별적으로 아무나 노소, 남녀 가리지 않고 공격을 했기 때문에 이게 그냥 글자 그대로 모방 범죄냐. 이거는 사실 카피캣이라고 보기가 어렵지 않나, 이런 생각은 든다. 물론 수법은 모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널리 보면 모방범죄이지만 이 사람의 어떤 고유한 어떤 정신 상태나 그런 것들은 신림역 사건의 피의자와 동일하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불특정 다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피의자인 최 모 씨는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범행 직전 백화점 앞 도로에서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부터 온라인 곳곳에서는 흉기 난동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를 나선 상태다. 수인분당선 오리역, 서현역, 한티역, 잠실역, 왕십리역 등에서 유사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협삭성 예고 글이 다수 올라와 많은 이들에게 극심한 공포감을 주고 있다.
현재 이 글들은 모두 삭제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담대응팀을 꾸려 살인 예고 글 작성자를 엄벌에 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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