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타이거즈 맡아 올해 벌써 2관왕…”휠체어농구 많이 알리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실업농구 최강으로 군림했던 기아자동차에서 김유택, 한기범의 뒤를 이어 골밑을 든든히 지켰던 조동기 전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 감독이 휠체어농구에서 명지도자로 활약 중이다.
춘천 타이거즈 휠체어농구단 사령탑인 조동기 감독은 7월 31일 제주도에서 끝난 제10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서 팀을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등에서 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조동기 감독은 2019년부터 춘천 휠체어농구단을 맡았으며 2022년 홀트배와 제주도지사배를 제패했고, 휠체어농구 정규리그 우승도 차지했다.
올해 역시 우정사업본부장배와 제주도지사배를 석권하는 등 춘천 타이거즈를 국내 휠체어농구 최강으로 조련하고 있다.
조 감독이 2019년 휠체어농구단 지휘봉을 잡을 때부터 이례적이라는 평이 많았다.
국내 남녀 프로팀 감독을 역임한 지도자가 휠체어농구를 가르치는 최초의 사례이기도 했고, 그만큼 비장애인농구와 휠체어농구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었다.
현재 1부 리그 6개 팀 가운데 4개 팀에 휠체어농구 선수 출신 감독이 팀을 지도하고 있다.
올해 제주도지사배 감독상을 받은 조 감독은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제가 휠체어농구를 해 본 적이 없으니 거의 ‘비선수 출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몸을 낮추며 “스크린을 걸거나 반칙이 나오는 상황이 휠체어끼리 접촉이 생기는데 휠체어농구를 해 본 선수들만이 아는 민감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로 움직이며 농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패턴 역시 비장애인 농구에서 쓰는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래블링 규정도 휠체어 바퀴를 미는 횟수에 제한이 있고, 같은 팀 선수들의 장애 정도를 포인트로 합산하는 규정도 계산해야 하는 등 비장애인 농구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선수 전원이 휠체어에 앉아서 하는 농구지만 ‘높이’가 중요한 종목의 특성상 휠체어는 물론 깔고 앉는 방석의 높이도 제한이 있다고 한다.
조 감독은 “4년째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패턴을 하나 하더라도 ‘이게 될 것 같은지’ 선수들에게 먼저 물어보는 등 소통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웃으며 “무엇보다 휠체어농구가 많이 알려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게 목표를 물었더니 ‘전승 우승’이라고 하더라”며 “저는 사실 ‘전승 우승’보다는 우리가 한두 번 지더라도 재미있는 경기를 해서 휠체어농구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좋은 팀 문화를 구축해 선수들이 가고 싶어 하는 명문 구단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작년에 정규리그 우승 이후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는데, 저도 올해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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