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컵대회를 3전 전패로 마친 페퍼저축은행이다. 올 시즌 주전들이 모두 합류하면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까?
지난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경기에서 KGC인삼공사가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14-25, 25-10, 25-18, 25-19)로 완파했다.
이로써 여자부 8개 팀(태국 슈프림 촌부리 포함) 중 가장 먼저 3전 전패로 탈락한 페퍼저축은행은 일찌감치 컵대회 일정을 마감했다.
이 날 상대방의 잔실수에 힘입어 1세트를 선전, 25-14의 큰 점수차로 가져온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부터 급격히 무너졌다. 코트를 한 차례 뛰고 온 인삼공사의 블로킹을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고 무엇보다 리시브가 흔들렸다. 박은서가 16개 시도에 5개 성공, 이한비가 10개 시도에 3개 성공, 채선아, 김해빈, 문슬기가 모두 2~3개 이내의 성공을 기록했다. 리딩블로킹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상대가 이미 공격을 시도하고 난 뒤에야 뜨는 아쉬운 모습이 보였다.
박은서는 이번에도 15득점(공격성공률 32.43%), 최다 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박은서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채선아는 좋은 디그를 선보였지만 좀처럼 공격이 뚫리지 않았다.
블로킹 수치에서도 10-5로 밀려났다. 흥미로운 점은 속공에서 6득점, 백어택이 7득점으로 인삼공사에 크게 밀리지 않거나 오히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은서의 공격성공률이 28.68%로 가장 높고 미들블로커들의 점유율은 한 자릿대에 그쳤지만 세터 이고은이 파이프 등의 다양한 공격 운영을 종종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윙 공격수들은 공격 컨트롤에서 미숙한 점을 보였다. 이한비, 박경현이 계속해서 상대 블로킹을 파워로 뚫으려다가 꽉 막히는 장면이 종종 보였다. 또한 중요한 순간에 범실 등으로 분위기를 내주고 다시 리듬을 다잡지 못한 점도 패인으로 꼽힌다.
오지영(부상 재활), 박정아, MJ필립스, 야스민 등 대부분의 주전들이 나서지 않은 경기다. 그러나 외인 등의 주전을 제외하고 경기를 치르는 것은 타 팀도 마찬가지다.
페퍼저축은행의 안정감을 상승시켰던 오지영의 빈 자리가 상당히 컸다. 디그, 리시브가 다 흔들리며 공격으로의 연결이 빠듯했다. 이단연결되어 날아온 공을 내려오면서 때려 상대 블로킹에 그대로 내준 모습도 아쉬웠다. 디그에서도 자리에 붙박혀 팔만 뻗는 모습이 종종 불거졌다.
‘프로정신’ 또한 문제로 꼽혔다. 경기 후 화가 난 팬들은 구단 SNS계정을 찾아가 “디저트를 줄여서 몸 관리를 좀 해야한다”, “경기가 진 날은 SNS를 자제해달라”, “3년 차면 이제 신생 타이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체력관리를 하고 승부욕을 좀 더 발산해달라”고 성토했다.
창단부터 현재까지, 1승이 가장 어려운 고비선이 되어버린 페퍼저축은행이다. 올해는 스토브리그부터 박정아 영입과 이고은 보호선수 해제 해프닝, 아헨 킴 전 감독 돌발 사임과 조트린지 감독 선임으로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컵대회 3연패가 반등의 발판이 될지가 관건이다. ‘여름배구’의 모든 일정을 마친 페퍼저축은행은 정규시즌, 컵대회에서 이루지 못한 첫 승 수확을 준비할 차례다.
한편, 정규리그인 ‘도드람 2023-24시즌 V-리그’는 오는 10월 14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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