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일찍 나오셔서 저랑 동규를 격려해 주셨어요.”
이주형(22)은 지난달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를 떠나 키움 히어로즈로 왔다. 키움은 우완 에이스 최원태를 내주는 대신 이주형, 투수 김동규,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이주형은 일찌감치 유망주로 불렸다. 20 2차 2라운드 13순위로 LG에 입단한 이주형은 2021시즌 도중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후 지난 2월 전역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0.323 30안타 3홈런 18타점 18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1군에 올라와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뎁스가 두터운 LG에서 기회를 잡는 건 쉽지 않았다. 외야, 내야를 모두 볼 수 있지만 LG는 주전부터 백업, 백업의 백업까지 자원이 풍부한 팀. 어떻게 보면 이주형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야구선수로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만났던 이주형은 “키움은 에이스 투수를 보내고 신인급 선수들이 왔다. 나도 모르게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하며 “아직 타석에서 급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차분하고 여유롭게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주형은 이적 후 곧바로 팀이 치른 두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29일에는 4타수 1안타, 30일에는 데뷔 첫 3루타와 함께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또 수비 위치 역시 29일에는 좌익수, 30일에는 중견수로 나섰다.
이주형은 “1군은 긴장감이 크게 느껴지더라. 2군 경기와는 다르게 집중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을 느꼈다. 올 시즌 끝날 때까지 다치지 않고, 내가 보여드릴 수 있는 플레이를 다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내야수 출신이지만 외야도 볼 수 있는 이주형은 뛰어난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외야 포지션에 집중할 예정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내야수 출신이기는 한데, 면담을 했다. ‘너의 장점은 타격인 것 같은데 편하게 타격에 집중하고 선호하는 수비 포지션이 어디냐’라고 이야기를 하니 외야수를 이야기하더라”라고 말했다.
그 역시 “바로 경기를 뛰고, 마음이 편한 곳은 외야인 것 같다. 외야 세 자리 모두 커버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키움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는 건 좋은 일이지만, 데뷔 팀인 LG를 떠나는 게 마음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이주형은 “(염경엽) 감독님은 뵙지 못하고 나왔다. (차명석) 단장님께서는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너에게 좋은 기회니까 기회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라며 “(이)호준 코치님은 알고 계셨는지 모르겠는데 트레이드 전날 저녁에 ‘폼 바꾸지 말고 치던 대로 치면 잘될 거야’라고 하시더라. 늘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메커니즘이 좋다고 말씀을 하셨다. 누가 뭐라 해도 바꾸지 말고 지금 있는 그대로 하면 된다고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라고 이야기했다.
LG의 주장 오지환은 트레이드 당일 일찍 나와 떠나는 이주형과 김동규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줬다고.
그는 “지환 선배님이 그날 잠실구장에 일찍 나오셨다. ‘난 한 팀에 있어서 너희들의 감정을 모르겠지만 너와 동규 개인적으로는 잘된 일이야. 내가 위로해 줄 게 아니라 축하할 일이야’라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나에게 배트, 장갑을 많이 챙겨주셨다. 또 지환이 형이랑 (박)해민 선배가 (김)혜성이 형에게 전화해 ‘우리 선수들 잘 부탁한다’라고 하셨다더라. 너무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키움은 ‘천재타자’ 이정후가 부상으로 빠졌다. 그런 상황에서 이주형의 합류가 반갑다. 키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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