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분이 되자 박수가 쏟아졌다. 그라운드를 떠난 영웅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이 열린 3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반 21분이 되자 갑자기 박수가 쏟아진 것이다.
21. 이는 최근 은퇴를 선언한 ‘맨시티 레전드’ 다비드 실바를 위한 숫자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 4185명의 관중은 그라운드를 떠난 실바를 위해 은퇴 선물을 준비했다. 전반 21분이 되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맨시티 영웅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아주 잠시였지만 21분부터 22분까지의 1분은 마치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에티하드 스타디움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하늘색 물결로 가득했던 만큼 분위기를 더했다.
실바는 맨시티의 전성기 시작을 알린 에이스이자 ‘그라운드의 마술사’다. 그는 맨시티에서만 10시즌 436경기를 뛰었고 77골 140도움을 기록했다.
또 프리미어리그 4회, FA컵 2회, 리그컵 5회 우승을 이룬 영웅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거 실바를 향해 “지금의 맨시티를 만든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내가 본 선수 중 최고”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실바는 지난 28일 SNS를 통해 전한 은퇴 글에서“나는 최고의 선수들, 동료들, 친구들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운 좋은 사람”이라며 “맨시티에서 아름다운 10년을 보냈다. 내 심장이 영원히 함께하고 있고 항상 특별했다”고 말한 바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9일 실바에 대해 “실바가 이렇게 떠나게 된 건 슬픈 일이다. 그는 국가대표는 물론 우리에게 있어서도 최고의 선수였다. 또 성공으로 이끈 주역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실바의 성격, 스킬, 노력 모두 뛰어났기에 지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그는 탑 플레이어였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게 가능했다. 미래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나 역시 지도자로서 함께해 기뻤고 훌륭한 선수와 함께해 더욱 기뻤다”고 덧붙였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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