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를 두 번이나 고의사구로 내보낸 존 슈나이더 토론토 블루제이스 감독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말했다.
슈나이더는 3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 홈경기를 6-1로 이긴 뒤 가진 인터뷰에서 “채피(맷 채프먼의 애칭)의 지시를 따랐다”며 이날 오타니와 승부에 대해 말했다.
이날 토론토는 5회 1사 2루, 6회 2사 1, 3루 상황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자 그를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그 결과 이 두 차례 상황에서 1실점으로 막았고 경기도 이길 수 있었다.
전날 3루수 채프먼에게 오타니와 정면승부를 택했다는 이유로 항의를 들어야했던 슈나이더는 “우리 3루수의 말을 들었고, 이것이 통했다”며 웃었다.
그는 “가끔은 그냥 내버려두기를 원치않을 때가 있다. 약간 침착하게 생각했다. 오타니는 스윙 한 번으로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며 오타니는 고의사구로 거를 만한 선수라고 말했다.
5회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보낸 토론토 선발 알렉 매노아는 미소와 함께 “고의사구는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코치가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백하게 오타니는 지금 최고의 선수다. 나도 경쟁심이 있고 그와 승부하고 싶었지만, 이를 결정하는 것은 코치의 일이고 우리는 이에 따라야한다”며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거르는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날 토론토가 고비 때마다 상대 타선을 막았기 때문이다. 5회 1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은 헤네시스 카브레라를 비롯한 불펜의 활약이 컸다.
슈나이더 감독은 “카브레라는 언제든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좌우 타자를 상대할 때 어떤 것을 던져야 할지에 대해서 단순화한 것이 도움이 됐다. 여기에 새로운 팀에서 기분전환도 됐다고 본다”며 이적생 카브레라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 실점없이 빠져나오는 것은 굉장히 큰 일이다. 모멘텀을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며 위기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토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는 시즌 첫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알렸다.
슈나이더는 “타석에서 점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을 통제하는 능력이 더 나아졌다. 피해를 입혀야 할 공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열심히 노력한 그를 인정해야하지만, 동시에 이런 모습은 그가 이전부터 보여왔던 모습”이라며 커크의 부활을 반겼다.
커크는 “유인구를 쫓지 않고 내 스윙으로 공략할 수 있는 공을 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나아진 선구안을 슬럼프 극복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투수들이 이전과 다르게 던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그것이 야구다. 야구는 조정의 게임”이라며 상대 투수들의 달라진 대응법에 맞춰 자신도 변화를 주고 있음을 알렸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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