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금메달이다. (포수로서) 투수들의 장점이 나올 수 있게 돕고 싶다.”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낙점된 김형준(NC 다이노스)이 당찬 목표를 전했다.
가동초, 세광중, 세광고 출신의 김형준은 우투우타의 포수 자원이다.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았으며, 2021~2022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안정적인 수비 능력과 장타력을 보유, 데뷔 후 2020시즌까지 프로 1군에서 159경기라는 적지 않은 기회를 부여받으며 통산 타율 0.227(260타수 22안타) 5홈런 22타점 장타율 0.312를 올렸던 김형준. 그러나 그는 최근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전역 직전이었던 지난해 8월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았다. 이어 5월 복귀했으나, 그달 말 훈련 도중 공을 밟아 오른 발목 인대 손상을 당하며 어느 정도의 공백기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에도 김형준은 절망하지 않았다. 절치부심하며 치료 및 재활에 힘을 쏟았고, 마침내 올스타 브레이크 전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7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2군) 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형준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전혀 아픈 곳이 없다. 후유증도 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5월에 한 번 돌아온 뒤 부상을 당하고 이번에 돌아왔다. 이제는 진짜 부상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긴 시간 경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적응 시간은 꼭 필요할 터. 그는 “아직까지는 완벽히 시합에 100% 적응하지 못했다. 지금은 경기에 적응하는 것에 중점을 둔 채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이은 부상으로 몸은 물론 마음까지 힘들었을 김형준에게는 다행히 NC 동료들이 있었다. 김형준은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선배님들, 코치님들로부터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도움을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 일일히 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다들 ‘너무 급하게 하려 하지 말고, 다시 천천히 완벽하게 몸을 만들라’고 하셨다. 덕분에 다시 야구장에 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가족들의 존재 역시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김형준은 “부모님께서 걱정을 하실 것 같아서 많이 안 아프다고 했다. 부모님들은 그런 저를 또 배려해주셔서 별다른 이야기를 안 하셨다. 마음이 다 통하는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어렵게 돌아온 그라운드인 만큼 김형준의 현재 1순위 목표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안 아프고 싶다. 세부적인 목표는 없다. 안 아프고 끝까지 잘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며 “부상 없이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군 복귀에 대해서는 “빨리 가고 싶기는 한데, 아직 타이밍이 아니니까 못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시기가 오면 불러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까지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형준이 한창 재활에 힘쓰던 지난달 9일 그에게 한 가지 낭보가 전해졌다. 바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것. 같이 선발된 포수 자원이 경험이 많지 않은 김동헌(키움 히어로즈)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는 항저우에서 주전 포수로 활동해야 한다.
김형준은 “사실 기대는 별로 안 했다. 뽑혀서 기쁘기도 했지만, 책임감이 생겼다. 잘 준비해야 한다”며 “많은 분들께 연락을 받았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국가대표 투수들은 다 잘 던지는 사람들이다. 제가 그 투수들을 잘 던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게 중요할 것 같다. 제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선수들이니 소통도 많이 해서 투수들의 장점이나 좋은 것들이 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대표팀의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간판 타자인 이정후(키움)가 최근 왼쪽 발목 인근의 인대와 힘줄 등이 복합적으로 기능하는 신전지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왼 전완근 피로 골절에 발목이 잡힌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NC)는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런 악재들에도 김형준은 “안 좋은 소식들이 있지만,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 저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목표 모두 똑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것이니 금메달을 따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투수든, 포수든, 내야수든, 외야수든 모든 선수들이 이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금메달 획득을 자신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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