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말 만화다. 아니 만화에서라도 이 정도면 ‘뻥’ 좀 적당히 치라며 독자들에게 욕을 얻어먹을 듯하다.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완봉승을 거두고 2차전에선 연타석 홈런을 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오타니는 28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방문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9이닝 동안 공 111개를 던져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기록했다. 2018년 미국으로 건너온 뒤 처음으로 작성한 완봉승이다.
완봉승이긴 하지만 아까운 경기였다. 5회 초에 케리 카펜터에게 안타를 맞고 첫 출루를 허용하기까지 퍼펙트게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에인절스가 6-0으로 마무리하며 오타니는 시즌 9승(5패)째를 쌓았다. 그는 타석에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타자로만 뛴 이날 2차전은 달랐다. 오타니는 2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첫 홈런은 3-0으로 앞선 2회초 2사 1루에서 나왔다.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맷 매닝의 7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 쳐 왼쪽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시즌 37호 홈런이었다.
두 번째 홈런은 세 번째 타석인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5구째에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비거리가 무려 138m나 되는 중월 솔로포를 쏴 38호 홈런을 적립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여전히 홈런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 부문 2위인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친 홈런이 32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타니의 폼이 현재 얼마나 미쳤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MLB닷컴에 따르면 1안타 이하의 완봉승과 2홈런을 기록한 것은 1900년 이래 릭 와이즈(1971년) 이후 역대 두 번째 사례다. 오타니가 미국 야구판을 자신이 주인공인 만화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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