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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주, ‘절친’ 김세연 꺾고 LPBA 데뷔 첫 우승…하나카드 챔피언십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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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주, 하나카드 챔피언십 결승서 김세연에 세트 스코어 4-3 승리
PBA 전용구장 1호 우승…상금 3천만 원 획득
▲ 백민주(사진: PBA)

[스포츠W 이범준 기자] 백민주(크라운해태)가 ‘절친’ 김세연(휴온스)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대역전승을 거두고 여자프로당구(LPBA) 데뷔 4년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백민주는 27일 밤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카드 챔피언십’ LPBA 결승서 백민주는 김세연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4-3(11-0, 1-11, 2-11, 7-11, 11-7, 11-6, 9-3)으로 이겼다. 

지난 2019년 프로 출범과 동시에 LPBA 무대를 밟은 백민주는 이로써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3천만 원. 

지난 시즌(2022-23) 5차투어(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서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가 히가시우치 나츠미(일본·웰컴저축은행)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던 백민주는 7개월만에 다시 밟은 결승무대에서 데뷔 첫 우승을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백민주는 아울러 PBA 전용구장인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 1호 우승 선수로 기록됐다. 

백민주는 이날 1세트를 11-0으로 완벽한 승리로 장식하며 먼저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LPBA투어 통산 3승을 거둔 경험이 있는 김세연의 차분한 경기 운영에 세 세트를 내리 내줘 세트 스코어 1-3으로 밀리며 패색이 짙어졌다. 

벼랑 끝에 몰린 백민주는 5세트 들어 7-7 상황에서 13이닝째 4연속 득점으로 세트를 따냈고, 6세트까지 9이닝 만에 11-6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우승이 걸린 마지막 7세트 3-3 상황에서 7이닝에 연속 3득점으로 6-3으로 달아난 백민주는 8이닝에서 절묘한 옆돌리기 3뱅크로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지었다. 

백민주는 경기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너무 얼떨떨하다. 드디어 노력한 결과가 나왔구나 싶어서 제 스스로도 뿌듯하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기분 좋다”며 “그간 우승이 너무 간절했다. 저를 후원해주시는 크라운해태(회장 윤영달)에 보답하고 싶었다. 하루에 6~7시간 자는 시간 빼고 모든 시간에 이악물고 연습했다. 그 결과를 본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회 한 경기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웰뱅톱랭킹’(상금200만원)은 용현지(하이원리조트)가 수상했다.

다음은 백민주의 우승 기자회견 전문(정리: PBA)

▲ 백민주(사진: PBA)

◆ 우승 소감.

= 아직도 너무 얼떨떨하다. 드디어 노력한 결과가 나왔구나. 조금씩 현실감이 드는 것 같기도 한데, 정말 제 스스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기분 좋다.

◆ 마지막 3뱅크샷 득점이 될 때 느낌은.

= 득점을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쉬운 배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냥 쉬운 배치는 아니다. 오차범위가 크고, 코너를 돌리는 기술이라서 솔직히 말하면 ‘에라 모르겠다’하고 쳤다. 생각했던 방향으로 득점이 되긴 했다. 그래도 치기 직전까지 반신반의했다.

◆ 얼마나 우승이 간절했는지.

= 정말 너무 간절했다. 우선 저의 크라운해태 팀의 윤영달 회장님께 너무 은혜를 갚고 싶었다. 트로피 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팀리그 선발될 때 정말 실력이 좋지 않았다. 4년간, 또 이번 년도에도 (저를)포기하지 않으셨다. 후원해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해서 우승이 정말 절실했는데 이렇게 보답해드리게 됐다. 하하.

◆ 결승상대가 절친한 친구였는데.

= 크게 부담은 없었다. 저의 첫 결승전에서 히가시우치 나츠미(일본·웰컴저축은행) 선수와 했던 결승전에서는 너무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너무 떨렸다. 그 이후에 ‘아 내가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커 봤자, 그게 되지 않는구나. 그냥 하던 대로, 편하게 경기하자’고 생각했다.

◆ 세트스코어 1:3 패배 직전이었는데, 어떤 마음이었나.

= 무조건 역전하겠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자는 생각뿐이었다.  

◆ 1세트를 11:0으로 이긴 직후 1:11로 2세트를 패배했는데.

= 처음에는 (김)세연 선수가 너무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저는 쉬운 배치를 받은 것 같고, 2세트 시작한 이후 몇 큐를 놓치니 바로 잘 치더라. ‘아 재미있는 경기가 되겠다’ 생각했다.

◆ 시상식 인터뷰에서 본인을 ‘덜렁댄다’고 표현했는데.

= 제가 성격이 개구쟁이다. 진지함이 없다. 진지함은 당구치는 순간밖에 없는 것 같다. 허허실실하고 속없다고들 하신다. 저는 당구치는 순간만 정색하는 편이다.

◆ 그런 성격이 당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진 않는지.

= 낙관적인 성격을 어떻게 할까 했는데, 성격은 고치지 못할 것 같아 연습량으로 승부했다. 우리 팀의 마르티네스 선수처럼 어떻게 저렇게 침착하게 칠까 싶은데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았다. “야 너 정말 무식하게 당구 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연습했다. 잠자는 시간 빼고 모든 시간을 당구대 앞에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당구장 영업 제한이 있을 때, 하루에 7~8시간 잔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시간은 당구를 쳤다. 그러다보니 허리에 무리도 왔다. 매일 한의원과 훈련장만 오갔다. 정말 이 악물고 연습했다.

◆ 당구선수로서 본인의 장점은.

= 긍정적인 에너지다. “쟤가 왜 그러지” 싶을 정도로 긍정적이다. 오늘도 긍정의 힘으로 첫 우승을 했다고 생각한다.

◆ 선수가 된 계기는

= 고등학교 때 김진삼 프로님의 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당구나 쳐 볼까” 싶어 큐를 잡았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큐를 잡자마자 바로 등록했다. 당구 점수가 없었다. 동호인 사이에서의 최저 점수도 되지 않았다. 아마추어 대회 나가서 망신도 많이 당했다. 고등부로 첫 시합 나갔는데 항상 1회전 탈락이었다. 거의 1년만에 첫 승을 거뒀다. 어차피 경험 쌓아보자고 나간 것이라 생각해서 실망은 하지 않았다.

◆ 결승전이 밤 늦게 끝나는데, 이에 대비해서 자신이 세운 루틴이 있나.

= 제가 세운 루틴은 아니고, 주장(김재근)이 알려준 게 있다. 최소한 경기 6시간 전 부터 연습하고, 식사하라고 강조하셨다. 6시간 전에 나와서 연습하고 식사하고 시합에 임한다.

◆ 가족들이 자신이 당구를 친다는 것을 잘 모른다고 했는데.

= 제가 긍정적인 이유는 부모님이 잔소리를 하지 않으시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지’ 하신다.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프로당구가 생기고 나서 관심을 조금씩 가져주셨다. 20대 초반엔 제가 뭐하고 다니시는 지도 몰랐다. PBA가 생기니까 선수들도 다 아신다. 결승 앞두고는 ‘우리 딸 파이팅’해주셨다. 어머님도 저처럼 해맑으시고 긍정적이시다.

◆ 전용구장 생기고 첫 우승인데.

= 저는 마음이 놓였다. 아마추어 시절 체육관 시합을 하면 천장도 높고 매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전용구장에서 하니까 뭔가 조명도 더 잘 보이는 것 같고, 모든 것이 편하고 괜찮더라. 마음이 좋아졌다. 안심이 됐다. 낯선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전용구장에서 경기를 할 테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 그간 절친한 또래 친구들은 다 우승을 했는데. 부담은 없었는지.

= 압박감은 없었다. 김세연, 김민아, 강지은 선수는 항상 저에게 정말 사랑하는 친구이자 존경하는 친구들이다. 그들이 우승했을 때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응원석에서 생각했다. 부담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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