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8시 2분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운명의 결승전’
(후쿠오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박태환 이후 12년 만의 한국인 롱코스(50m)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에 도전하는 황선우(20·강원도청)의 승부처는 ‘초반 100m’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친 상대 다비드 포포비치(18·루마니아)가 금메달 가능성이 더 큰 것은 사실이지만, 황선우에게도 기회는 있다.
황선우는 25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릴 2023 국제수영연맹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격한다.
전날 준결승을 전체 3위로 통과한 황선우는 3번 레인 출발대에 서고, 지난해 이 종목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포포비치는 준결승을 1위로 마치고 4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자유형 200m를 이끌어가는 젊은 ‘쌍두마차’이자 국제대회에서 우정을 나누는 친구 사이인 황선우와 포포비치는 1년 만에 재대결한다.
작년 부다페스트 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포포비치는 1분43초21로 금메달을 가져갔고, 황선우는 1분44초47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포포비치는 유럽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2초97의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한 발 더 앞서겠다.
단순히 최고 기록만 놓고 비교하면, 현재 자유형 200m 세계 최강은 포포비치다.
황선우가 지난달 광주에서 이번 시즌 세계랭킹 1위인 1분44초61을 기록했어도, 포포비치의 개인 최고 기록보다 1초 이상 뒤처진다.
남유선 MBC 수영 해설위원은 “포포비치는 한 번 세계 1위 자리에 올라간 선수라 이번 시즌 기록을 생각하는 대신 세계선수권 2연패에 집중했을 것이다. 아무리 포포비치 시즌 기록이 안 좋아도 충분히 1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법이다.
세계선수권대회를 겨냥해 착실하게 기록을 단축하고 있는 황선우가 1분44초대의 벽을 넘어 43초대에 진입하면 포포비치와 싸울 만하다.
관건은 초반 레이스다.
황선우는 24일 오전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초반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공동 13위로 간신히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오후 준결승에서는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가는 역영으로 결승 티켓을 따냈다.
결승에서는 페이스 조절을 생각할 필요 없이 모든 힘을 쏟으면 된다.
남 위원은 “작년 200m 결승에서 황선우와 포포비치는 100m 구간부터 벌어지기 시작해서 150m 구간에는 1초 이상 차이가 났다”면서 “황선우가 초반 100m에 얼마나 포포비치와 간격을 벌리지 않고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 50m에서 1, 2위를 다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승에서 포포비치와 나란히 레이스하는 것도 변수다.
황선우는 3번 레인, 포포비치는 4번 레인에 배정받았다.
황선우는 “1번이나 8번 같은 가장 바깥쪽 레인이 내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어서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지만, 아무래도 경쟁자가 바로 옆에 있어야 마지막까지 견제하면서 경기를 운영하기 수월하다.
황선우는 포포비치와 경쟁하는 동시에 뒤에서 따라오는 선수들도 따돌려야 한다.
2위로 준결승에 오른 루크 홉슨(미국),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 자유형 200m 동메달 톰 딘(영국) 등이 황선우와 메달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며 결승에 합류한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도 다크호스로 손꼽힌다.
남 위원은 “톰 딘도 무시할 수 없는 강자다. 도쿄 올림픽 이후에 기록이 안 좋았더라도, 큰 대회에서 ‘내가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준비했을 것이다.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고 짚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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