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가 마음 편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는 KT 위즈는 시즌 초반 최하위로 처지는 등 쉽지 않은 일정을 치러야 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도미노가 KT에 왔고, 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KT였기에 부진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빠르게 재정비했다. 기존 국내 선발진 및 필승조가 버텼고,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 돌아오면서 순위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11일부터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와 전반기 3연전을 스윕 하며 3연승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37승 41패 2무 7위의 성적. 5위 롯데 자이언츠(38승 39패)와 불과 1.5경기 차다.
그렇지만 KT 선수들은 지금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길 원하고 있다.
거포 박병호 역시 마찬가지다. 5월초 왼쪽 햄스트링 미세 부상으로 잠시 1군 엔트리에 빠진 기간을 제외하고는 쭉 1군에 머문 박병호는 71경기 타율 0.267 66안타 7홈런 42타점 26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전반기와 비교하면 박병호의 전반기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었다. 부상 여파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대했던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전반기 타율 0.265였지만 27홈런 70타점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최근 부산서 열린 올스타전 현장에서 만났던 박병호도 “개인적으로 작년 성적에 비해 장타력이 많이 감소했다.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내가 조금 더 했으면 팀이나 개인이나 더 좋은 성적이 났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래도 전반기에 부상으로 빠졌던 선수들이 막판 복귀하며 힘을 낼 수 있었다. 후반기는 더 치열한 레이스가 될 거라 보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에 좋았던 부분을 생각하며 후반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박병호는 본 올스타전 전날 열린 홈런레이스에 나섰다. 키움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지영의 공을 받아 홈런왕에 도전했으나, 한 개 차이로 5개를 친 채은성(한화 이글스)에게 홈런왕 자리를 내줬다. 박병호는 “지영이의 공은 좋았다. 사실 그동안 홈런 레이스에 나가면 잘 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페이스가 좋아 내심 기대했다. 마지막에 힘이 조금 떨어진 게 아쉽다”라고 웃었다.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4위 NC 다이노스(39승 38패 1무)와 9위 키움(38승 46패 2무)의 게임차는 불과 4.5경기 차다.
박병호는 “모든 팀이 마찬가지지만 우리 팀도 부상이 없어야 후반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나를 포함해 전반기에 부진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후반기에 힘을 냈으면 좋겠다. 순위 싸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힘줘 말했다.
전반기 몸과 마음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강백호에 대해서도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강백호는 올 시즌 52경기에 나서 타율 0.273 51안타 5홈런 29타점 27득점을 기록했다. 부상자 명단에 두 차례나 이름을 올렸고, 전반기 막판 복귀를 했지만 2년 연속 삼중살을 기록하는 등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박병호는 “백호가 아직 힘들어하는 느낌이 있다. 하루빨리 마음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백호 다운 플레이를 찾아 편하게 하길 기다리겠다”라고 희망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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